3년 기다렸는데 “본청약 미뤄졌다”… 사전청약자들, 이사·자금계획 꼬여
장항 S1 사전청약자 ‘발 동동’ LH, 매립폐기물 대응 늑장 본청약, 23년 9월⟶올해 상반기 올해 상반기도 안 될까 우려
[고양신문] 장항공공주택지구에서 본청약 일정이 미뤄진 대표적 블록인 S-1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늑장대응과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답답함을 쏟아내고 있다. 사전청약자들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본청약 일정을 미뤘을 뿐만 아니라 향후 본청약 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개마저도 꺼리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이다.
S-1블록은 아파트 13개동, 최고 29층 규모에 세대수는 869세대로 지난 2021년 12월 말 사전청약이 이뤄졌다. 당시 LH는 본청약은 2023년 9월, 입주예정일은 2026년 10월로 발표했다. 그런데 2023년 7월경 LH는 갑작스레 안내문을 통해 본청약을 2025년 상반기, 입주예정일을 2027년 상반기로 각각 연기한다고 사전청약자들에게 통보했다. ‘매립폐기물 발생 등 조성공사 지연으로 인한 일정변경’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장항공공주택지구 내 매립폐기물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난 때는 안내문 통보 훨씬 전인 2020년 이전이었다. 30여년 전 이곳에 폐기물을 매립했다는 경찰신고와 익명제보가 나오면서 공공주택부지 지하에 폐기물 매립이 수면위로 드러난 것이다.
폐기물 처리비용 부담 “구상권 청구”
LH는 2020년 2월과 9월 매립폐기물을 확인하기 위한 터파기공사를 시작했고, 그 결과 장항공공주택지구 곳곳에 수십 톤의 매립폐기물을 확인했다. 터파기공사 결과, S-1블록과 S-2블록 일원에 있는 폐기물의 규모는 건설폐토석 3만6693톤, 혼합건설폐기물 47만8102톤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이었다. 예상치 못한 매립폐기물 처리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던 LH는 폐기물을 사업계획 구역 내에 그대로 적치한 채 한동안 방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LH가 매립폐기물 처리용역 발주한 때는 최초 발견 이후 한참 지난 2024년 4월이었기 때문이다. S-1블록 일대에 대한 매립폐기물 처리비용이 용역발주 시 추정가격으로 약 198억원이었다. S-1블록 일대의 매립폐기물 처리 공사가 시작된 때는 5월이었고, 공사가 완료된 때는 작년 11월경이었다.
LH 관계자는 “LH 지침 상 사업부지 내에 매립폐기물이 나오면 구상권 청구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개별 땅 소유주들에게 해당 매립 폐기물이 나왔고 구상권 청구에 대한 통지가 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법적으로 구상권 청구 절차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보통 본청약은 착공 이후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착공이 늦춰지게 하는 매립 폐기물 문제는 LH로서도 골칫거리였지만, 사전청약자들에게도 날벼락이었다. S-1블록을 선택한 사전청약자들은 창릉신도시의 첫마을인 A4·S5·S6보다 빠르게 분양받아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전한다. 창릉신도시 첫마을 3개 블록과 장항공공주택지구 S-1블록은 2022년 1월 동일한 시기에 사전청약이 이뤄졌지만, 사전청약 당시 입주예정일은 창릉신도시 첫마을보다 장항지구 S-1블록이 1년 이상 빠르게 일정이 잡혔다. 입주예정일은 창릉신도시 첫마을의 경우 2027년 7~10월이지만, 장항지구 S-1블록은 2026년 10월이었다.
무주택 사전청약자들 “또 이사해야 하나”
장항지구 S-1블록의 본청약과 입주예정일이 미뤄진 이유에는 폐기물 매립 문제가 크게 작용했지만 공사비 책정을 위한 LH와 시공사(계룡건설) 간 협상에도 시간이 걸렸다는 점도 있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함에 따라 공사비를 놓고 양자가 줄다리기하는 동안 착공이 늦춰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지난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장항지구 S-1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계약에 계룡건설이 체결했다.
하지만 LH는 장항지구 S-1블록의 본청약시기에 대해 ‘올해 상반기’로만 밝힐 뿐 정확히 몇 월에 본청약이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사전청약자는 “본청약을 하려면 필수적인 분양 홍보, 대행 용역 발주, 견본주택 공사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면서 “이러다가는 본청약이 올해 상반기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도 떠돈다”고 말했다.
사전청약자들의 답답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본청약 지연에 따라 입주예정일도 미뤄짐으로써 사전청약자들의 이사 일정이 차질을 빚기도 한다. 사전청약 당첨을 유지하려면 입주할 때까지 무주택자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본청약 지연에 따라 입주예정일도 미뤄짐으로써 사전청약자들은 ‘전세난민’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 사전청약자는 “당초 LH가 알려준 2026년 10월 입주 예정일에 맞춰 한 번만 이사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입주예정일이 기약 없이 미뤄짐으로써 예기치 않게 이사를 한 번 더 해야 할지 몰라 큰 고민이다. 이런 사태의 책임자가 분명 있을 텐데, LH 담당부서 직원들에 하소연해도 원론적인 대답 밖에 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전청약자들의 자금조달계획도 꼬이게 됐다. 한 사전청약자는 “저희 집은 아이가 두 살 이하라서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머지않아 아이가 3살이 되어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끝난다. 게다가 현재 집주인은 전세금 5000만원을 올리려고 한다. 그래도 S1의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될지, 계약금이 얼마나 될지 모르니 최대로 가정하고 현금을 가지고 있다.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있고 생활은 너무 팍팍해졌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