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천 체육공원 '임시 파크골프장' 운영에 주민들 반발

지난 12월부터 공원 내 시설물 설치 주민 공원 이용 제한돼 불만 폭주

2025-02-28     남동진 기자
공릉천 체육공원 안에 임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

[고양신문] “주민들이 공용으로 이용하는 체육공원인데 이렇게 갑자기 펜스를 치고 파크골프장 용도로 사용하는 게 말이 되나요? 가서 항의했더니 시에서 허락받아서 사용한다고 하는데 대체 주민 의견은 듣지 않고 누구 마음대로 결정한 건지 모르겠어요.”

덕양구 관산동 필리핀군참전비 인근 공릉천변에 위치한 공릉천문화체육공원이 겨울철 임시 파크골프장 운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28일 관산동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공원 내에 파크골프 연습을 위한 시설물들이 설치된 건 지난 12월부터. 주민 A씨는 “처음에는 한 달만 임시로 사용한다고 하더니 계속 말이 바뀌면서 벌써 3월이 다가오는데도 철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을 위한 체육공원을 이런 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는 게 도무지 이해 가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 결과 이곳 공릉천문화체육공원의 운영관리 주체는 고양시 체육정책과로 시 체육회 소속인 파크골프협회의 요청에 따라 임시 사용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원래 회원들이 이용하는 도시공사 운영 일산서구 성저파크골프장이 겨울철 잔디관리 문제로 동절기(12월~2월) 동안 문을 닫고 있어 대체부지로 이용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3월 15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허가된 만큼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래 이용하던 시설로 되돌아 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해당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동절기 기간마다 이용허가를 내줬으며 그전까지는 별다른 민원이나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장은 달랐다. A씨는 “작년 재작년에는 이용기간도 짧았고 시설물도 이번처럼 이렇게 크게 설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작년에도 파크골프장 문제에 대해 분명히 문제제기를 했는데 올해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A씨는 “원래 이용하던 파크골프장은 잔디관리 문제로 겨울철에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그럼 공릉천문화체육공원 잔디는 손상돼도 괜찮다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임시 파크골프장이 설치된 장소에는 곳곳마다 잔디가 파헤쳐진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담당부서 측은 “잔디훼손이 심각할 경우 이용 주체에 원상복구를 지시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이용주체인 고양시 파크골프협회 입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고양시에서 이용 가능한 파크골프장 수는 대화동 성저파크골프장을 비롯해 총 5곳. 이용자 수는 매년 급격히 늘어 현재 회원, 비회원을 포함해 2000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정작 겨울철에는 시설이 모두 문을 닫아 불만이 큰 상황이다.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고양시 파크골프장은 모두 도시공사가 운영하는데 동절기 잔디관리를 이유로 시설출입을 막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공릉천 체육공원을 임시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기존 시설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고양시와 도시공사 측에 요청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