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동물을 위한 연대” 한국탐조연합 3기 출범
새만금생태조사단 등 전국 64개 단체 참여 “건전한 탐조문화, 조류 서식지 보호 앞장” 첫 ‘맹금워크숍’ 탐조인 100여명 참가 성황
[고양신문] “탐조 인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생태시민의 생태감수성을 증진시키고 비인간동물을 위한 연대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양경모 한국탐조연합 상임대표(홀씨교육연구소 대표)는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에너지드림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탐조연합 3기 집행부 출범식에서 ‘비인간동물을 위한 연대’를 슬로건으로 선포했다.
한국탐조연합은 건전한 탐조문화 창달과 조류 및 서식지 보호, 탐조 인구의 저변 확대, 조류 보호 기관 단체 개인 지원, 국내외 탐조인 교류 등을 목적으로 2019년 창립된 전국 탐조단체 네트워크다. 31일 현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DMZ생태연구소,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 강화탐조클럽,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한국물새네트워크, 에코코리아, 동구새, 네이처링 등 64개 탐조 관련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양경모 상임대표와 이기섭 (사)한국물새네트워크 상임이사, 김성호 딱다구리보전회 회장, 김덕성 고성독수리학교 교장, 곽호경 한국야생조류협회 대표 등 5인 공동대표 체제를 갖췄다. 또 총무이사에 고대현 에코샵홀씨(주) 공동대표, 홍보이사에 이병우 에코버드투어 대표, 교육이사에 조성식 동구새 대표, 대외협력이사에 최창용 서울대 교수, 대변인에 박경만 고양신문 전문기자, 감사에 서정화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대표와 이용철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전 대표가 선임됐다.
한국탐조연합은 조류 관련 교육, 연구의 심화 및 대중인식 증진을 위해 맹금위원회(위원장 황대인), 도요물떼새위원회(위원장 조성식), 두루미위원회(위원장 이기섭), 명금위원회(위원장 서정화) 등 4개의 특별위원회를 두고 교육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11~12월 중 전국 탐조인 교류의 장이 될 탐조문화축제를 열고, 장기적 과제로 조류 충돌 전문기관 설립과 사단법인 또는 비영리단체 추진, 공동 굿즈 제작 및 보급, 온-오프라인 정보지 개설, 해외교류 프로젝트, 연구용역 및 교육사업, 탐조강사 양성 및 파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출범식에 앞서 열린 ‘맹금워크숍’에는 탐조인 1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맹금인생1-수리부엉이’ 강의에 나선 신동만 KBS 자연다큐 PD는 `수리부엉이, 네가 사람보다 낫구나!‘라는 제목으로 20여 년에 걸친 수리부엉이 생태 연구와 생생한 취재 경험담을 들려줬다. 동물생태학 박사이기도 한 신PD는 “수리부엉이 부부는 신뢰와 돈독한 유대관계를 위해 수정 이외의 목적으로 연중 짝짓기를 하며, 이혼 확률은 1% 미만”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황대인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장은 ’부헝이, 인문으로 답하다‘란 제목의 강의에서 “옛 문헌을 보면 부엉이와 올빼미는 ’부헝이‘ ’옷밤이‘로 불렸다”며 “지금 우리가 부르는 새 이름은 몽골 중세 고어에서 유래한 것이 많으며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수리부엉이는 과거 서양에서는 지혜의 신으로 불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무서움의 대상이었다. 태종과 세종 등 조선의 왕들은 궁궐 뒷산에서 나는 수리부엉이 울음소리를 경계하며 두려워했다“고 밝혔다.
’맹금인생2-참매‘ 강의에 나선 이진희 야생생물생태보존연구소장은 ”참매는 보통 둥지를 두세 개 지은 뒤 일주일가량 주변 경계를 한 뒤 안전한 곳을 선택한다“며 ”항균과 해충 방지를 위해 둥지에 솔잎을 깐 뒤 알을 낳는데, 암컷이 알을 품고 새끼에게 먹이 주는 것을 전담하며 수컷한테는 먹잇감 사냥만 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벌목 등 서식지 파괴로 인해 참매의 번식 실패가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연수 작가는 매와 참매의 습성과 서식지, 사냥 방식 등의 차이를 설명한 뒤 ”참매가 서식하는 숲은 숲 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사진가들은 꿩을 산 채로 매달거나 꿩의 꼬리털을 뽑아 참매와 검독수리를 유인해 사냥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며 건전한 탐조 문화 정착을 위해 한국탐조연합이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