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좌석 채워준 시민들과 함께 돌봄과 연대의 길로
다큐 <바로지금여기> 시사회 관객이 여는 100개의 극장
[고양신문] 기후정의를 다룬 영화 <바로지금여기> 시사회가 ‘관객이 여는 100개의 극장’으로 3월 27일 저녁 7시 백석CGV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고양시민들이 100석이 넘는 자리를 가득 채워주셔서 상영관이 북적북적했습니다.
여성농민들의 삶을 만나고자 경북 상주에서 열린 첫 시사회는 순천 생명그룹들과 함께 했고, 세 번째 장으로 고양시민들과 만남이 이어졌습니다. 세 명의 감독(김진열, 남태제, 문정현)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고양시사회 준비과정에서 여러 시민들의 손길이 함께 해 자투리천을 이용한 현수막 3장이 탄생했습니다. 더 이상 필요 없는 이불감과 작아진 아이 옷과 우산으로 현수막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고양도시농업네크워크가 도시농부들의 활동을 알리며 재배한 농산물과 토종씨앗을 선보이기도 했고, 11년째 풀리지 않고 있는 산황산 골프장의 긴급한 청원소식도 접할 수 있었으며, ‘긴급 산불 재난 기금’ 모금 활동까지 공유했습니다.
영화 <바로지금여기> 줌인
지구온도 상승으로 기후위기는 땅을 일구는 농민의 마음도 타들어 가게 합니다. 우리에게 먹거리를 전하고자 날마다 밭에서 일하는 여성농민의 마음도 메마른 땅과 같고, 폭염에 쓰러지기도 합니다. 폭우로 양파가 떠내려가거나 다 젖어버리고, 배추는 썩어버리고, 해가 갈수록 농사짓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봉강공동체 여성농민들의 모습이며 농민의 현실입니다. 그곳에서 만난 김정열농부(언니네텃밭)는 돌봄과 연대를 통한 공동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도시 소비자들은 농촌과 거리감을 두고 있습니다. 마트와 쇼핑몰을 통해 깨끗하게 포장된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기다립니다. 오늘도 빠른 배송으로 물건을 받기 위해 클릭합니다. 오늘도 좋은 상품을 만나고자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서울의 중심을 비춥니다. 바쁜 직장인들이 오가는 높은 빌딩과 대조되는 낮은 지대, 몸 하나 겨우 지나가는 골목길을 비춥니다. 서울 종로구 돈의동입니다. 지치고 힘든 어르신들이 폐지를 모으며 하루 끼니를 벌며 일을 마친 후 각자의 방에서 살아갑니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이 없어 더위로 지치고, 고군분투해 서울시에서 지원받은 에어컨도 주인이 리모콘을 가져가 힘겨워 합니다. 그나마 그곳에 온기를 주는 분이 계십니다. 더 이상 굶고 살면 안 된다며 날마다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쪽방촌 주민들의 삶과 주거권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불평등을 마주한 청년기후 행동가들에게 카메라는 이동합니다. 그들은 두산중공업 석탄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두산 조형물에 수성페인트를 뿌리고 지운 퍼포먼스 행동을 했습니다. 두산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을 선언했지만 베트남에 '붕앙2 석탄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하고 있어 그린워싱이라고 청년기후행동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두산은 손해배상 민사소송으로 1840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으나, 대법원은 청년기후 활동가들에게 손을 들어주고, 이 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고, 두산은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지난해 세편의 영화였던 <열음지기>, <돈의동의 여름>, <마주 보다>가 2025년 한 편의 영화로 나왔습니다. 청년기후활동가는 쪽방촌의 할아버지를 주기적으로 찾아가 뵙고, 탈석탄 기후행동을 하는 청년과 노년 활동가들의 연대를 통한 희망의 메시지가 따뜻합니다.
‘기후위기 불평등’이라는 상황에서 돌봄과 연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회 준비과정과 영화 내용을 통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동녘평화센터봄의 따뜻한 ‘평화의밥상’을 시작으로 만나 마음을 나누고 마련한 고양시사회는 이후 부여(4월 10일)와 홍성(4월 11일), 삼척(4월 22일)과 광주(4월 22일)에서 준비합니다. 기후정의를 위한 소중한 마음이 모여 돌봄과 연대의 길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 ‘호미’님이 보내온 관람 후기도 소개합니다
어제 <바로지금여기> 영화시사회를 관람했어요. 전에 보신 분들은 각각 세 편의 단편을 보셨다는데 그사이 단편을 합쳐서 하나의 영화로 재구성했다고 해요. 고양시 여러 모임과 단체들과 가족단위로 오셨고 객석을 모두 채웠습니다.
유기농 노지 농사를 짓는 경북 상주의 농민들 이야기가 제 가슴을 울렸는데요. 작년 무더웠던 여름 고군분투했던 저의 기억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배추를 다섯 번을 심고 벌레와 싸우고 폭염과 폭우에 허덕이며 기후와도 싸워야 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태 노지농사에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거든요.
많이 두렵기도 하구요. 기후위기와 체력의 위기에 앞으로도 맞닥뜨릴 생각을 하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던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과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 사이에서 어제의 영화는 위로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바람이 강하네요. 며칠 전 강풍에 날아간 호미네 하우스를 아직 완전히 고정하지 못했는데 손보러 가야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 보시라 추천드립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배움이 될것 같아요. - 호미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