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물·시간이 빚어낸 경이로운 현무암 협곡… 눈길 닿는 곳마다 “와우!”

[고양신문 하루여행] 포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2025-04-02     최미희 시민기자

비둘기낭, 화적연, 구라이골 등 지질명소와
하늘다리, 가람누리 등 관광명소 한 코스로
정겨운 이웃과 함께라서 더 즐거웠던 하루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포천권역 최고의 지질명소인 비둘기낭 폭포를 방문한 하루여행 참가자들.  

[고양신문] 고양신문과 함께 하는 이웃들이 지난 29일 포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찾아 정겹고 흥미진진한  ‘하루여행’을 다녀왔습니다. 40여 명이 함께 한 이번 나들이는 고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계가 주목하는, 깜짝 놀랄 만한 지질 명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이른 아침 일산동구청을 출발해 1시간 20분 만에 닿은 곳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질명소 중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구라이골이었습니다. 주상절리가 마주보고 있는 협곡과 폭포, 출렁다리에서 조망되는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참가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이어 한탄강의 지류 건지천에 숨어있는 교동가마소에서는 구라이골과는 또 다른, 가스구멍이 뚫린 둥글둥글한 현무암 덩어리들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경관을 배경으로 너도나도 멋진 사진을 남겼습니다.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숨은 지질명소인 교동 가마소. 건지천 물줄기에 침식된 현무암 덩어리들이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코스 안내와 해설을 맡은 유경종 고양신문 기자는 오고 가는 차 안에서 국내 유일의 내륙 현무암 계곡인 한탄강 지질공원의 생성과 역사, 유네스코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철원과 포천과 연천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지질명소의 특징과 매력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줬습니다. 유 기자는 땅의 역사를 켜켜이 품고 있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불(용암)과 물(하천)과 시간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에 도착하자 포천시 지질공원해설사들이 일행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참가자들은 ‘비둘기조’와 ‘멍우리조’로 나뉘어 해설사들의 안내에 따라 전시물들을 관람하고, 미디어존을 감상했습니다. 센터 관람에 이어 포천 한탄강 지질공원의 으뜸 명소인 비둘기낭으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 수차례 화산폭발로 형성된 3단 용암대지를 깎아 올라가고 있는 비둘기낭 폭포의 신비로운 비경과 마주했습니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에서 미디어아트를 관람하고 있는 참가자들. 

농촌공동체 테마마을인 장독대마을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한 참가자들은 포천시가 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고 있는 하늘다리와 생태정원, Y자다리와 드넓은 용암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가람누리전망대를 한바퀴 도는 산책을 즐겼습니다. 

사실 이날 날씨가 햇살이 비치다가 눈보라가 날리고, 순식간에 강풍이 몰아치는 등 종잡을 수 없이 요동쳤지만,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한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도, 눈보라 몰아치는 전망대에서도, 하늘을 보며 다함께 누운 가든 데크에서도 행복한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날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다가 햇살이 비치고, 강풍이 부는 등 날씨가 변화무쌍했다. 

다시 차에 올라 찾아간 화적연에서는 굽이치며 돌아 흐르는 강물과 우뚝 솟은 화강암 바위가 어우러져 지금까지 보아온 현무암 계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감동을 선물 받았습니다. 똑같은 지질명소지만 어쩌면 이리도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는지, 땅이 품고 있는 각양각색 표정들을 원없이 만나 본 하루였습니다. 

날씨만큼 다채롭고 풍경만큼 정겨웠던 건 함께 한 이웃들이었습니다. 앞서 진행됐던 ‘두루미의 땅 DMZ여행’에 참가했던 반가운 이들도 있었고,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할머니와 손녀가 하루 종일 다정히 손을 잡고 걷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30여 년 전 이웃하고 살던 서예선생님을 우연히 만났다는 참가자도 있었고, 군생활 중 훈련을 받았던 장소인 화적연을 40여 년 만에 찾아왔다며 감격스러워하는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현무암 절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화적연 나들이.

4월에는 유경종 기자와 함께 하는 ‘고양신문 하루여행’ 두 번째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이번에는 연천을 찾아 재인폭포와 베개용암 등의 지질명소와 당포성과 호로고루 등의 역사유적을 두루 살펴볼 계획입니다. 문의 010-3418-6969 

▮사진으로 만나는 ‘포천 한탄강 하루여행’ 

3단 주상절리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비둘기낭폭포 하단의 전망데크.  
포천시 지질해설사의 친절한 설명. 
멀리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와 최근 개통한 Y자다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하늘다리에서 마당교로 이어지는 데크산책로.
생태가든 데크에 잠시 누워 하늘과 구름을 두 눈에 담는 시간.
"용암의 땅 포천 한탄강, 가는 곳마다 신비해요."
구라이골 인근에 새로 조성된 제2하늘다리 위에서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가람누리전망대 카페에서 드넓게 펼쳐진 용암대지를 감상하고 있는 참가자들. 
(왼쪽부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참석한 손자, 지질학자가 되고 싶은 딸과 함께 온 엄마. 
30여 년 전 이웃하고 살던, 서예선생님과 제자가 하루여행에서 우연히 만났다.
우뚝 솟은 바위와 휘감아도는 한탄강 물길이 멋진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는 포천의 지질명소 화적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