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 위한 의학정보와 따뜻한 위로
신간 『난임과 유산을 경험한 사람을 위한 책』
국내 최고 난임·산과 전문의 공동집필
김희선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장 인터뷰
[고양신문] 임신과 출산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축복받은 과정이어야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쉽게 다가와 주지 않는 상실과 눈물의 단어이기도 하다. 출산연령이 높아지고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변화하면서,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부부들이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에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책이 발간됐다. 제목부터가 『난임과 유산을 경험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책은 최범채 시엘병원 원장과 김희선 경기북부권역 난임·임산부 심리상담센터장이 공동 집필했다. 최 원장은 3만 건 이상의 시험관아기시술을 통해 생명 탄생을 도운 경험자이자 연구자로, 세계적 학술지에 100여 편의 관련 논문을 기고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동국대일산병원 산부인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고위험집중치료실을 운영해왔고, 2023년 초대 센터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임산부들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보는 통합적 접근을 실천해왔다. 난임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난임 진단부터 치료는 물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까지 아우른 심리 치유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 중 한 명인 김희선 센터장은 식사동에 거주하며 지역의 다양한 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고양의 이웃이다. 5월부터는 오래도록 몸담았던 동국대일산병원을 떠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김희선 센터장에게 새로 나온 책에 대한 이야기를 청했다.
❚책을 쓴 동기는 무엇인가.
고령 산모가 늘면서 난임 환자와 유사산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기준 난임 진단자는 약 24만명으로 보고됐지만, 난임시술에 따른 임신률은 평균 30%에 그치고 있다. 난임 시술자의 70%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또한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이들도 상실감이나 죄책감, 우울감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난임과 유산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함께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에서 접하는 부정확한 정보가 아닌, 진료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실질적인 조언과 희망을 전하려 했다.
❚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나.
국내 최고 난임 전문가인 최범채 원장의 30여 년간 난임환자들을 진료했던 경험, 그리고 제가 만났던 유사산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난임의 원인과 치료, 유사산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정리했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이나 우울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이야기했다. 책을 통해 계획된 임신을 위한 건강관리, 주치의와의 믿음, 부부간의 이해와 소통,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들이 모일 때 건강한 임신·출산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신·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가 증가하는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과거에 비해 남녀 모두 사회경제적 활동 참여가 늘고 있고, 그로 인해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식생활과 환경의 변화로 환경호르몬 노출이 많아지면서 여성의 경우 난소기능저하, 남성의 경우 정자수 감소, 정자기능저하 등이 나타나는 것도 난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임산부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유산의 위험과 함께 고혈압과 당뇨 등 임신합병증 위험도 증가한다.
❚난임 부부들에게 의학적 조치와 함께 심리적 돌봄이 필요한 이유는.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난임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불안과 우울은 그 자체만으로 불안전한 착상, 유산을 야기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우울에 지쳐버리면 난임치료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난임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적 돌봄을 통해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게 정말 중요하다.
❚인터넷을 보면 난임·유산과 관련해 수많은 정보들이 올라와 있는데, 이 책이 차별화된 지점은 무엇인가.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채널들도 있지만, 일부는 검증되지 않은 주관적 판단에 의한 정보를 올려 불안감을 조성하는 매체도 있다. 이 책에서는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치료받는 과정과 예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했고, 아울러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한마디로, 부모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예비 엄마, 아빠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국내 최고의 난임·산과 두 전문의가 명확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했다. 책을 통해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정서적 회복와 치유의 길도 함께 찾아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