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여는 매화처럼, 출판문화의 꽃도 피어나길
파주출판도시 봄잔치 ‘매화다담’ 한옥 서호정사에서 그림·소리·덕담 나눠
[고양신문] 전국 방방곡곡에서 봄꽃 소식이 만발하고 있다. 파주출판도시의 한옥 ‘서호정사(西湖精舍)’에도 봄이 왔다. 지난 7일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김동수 한옥 앞마당에서 ‘매화다담(梅花茶啖)' 마을잔치가 열렸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강성민)이 매년 이맘때 개최하는 잔치에서는 수묵화 시연과 판소리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김언호 한길사 회장,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주정관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 안상수 파티 교장과 출판도시 입주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해 봄의 정취를 즐겼다. 매화다담의 좌장 이기웅 명예이사장은 “화창한 매화의 계절에 여러분을 뵙게 돼 감사하다”면서 “이곳 서호정사는 ‘서쪽에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정자’를 말한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가 출판도시의 상징으로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환영 인사를 전했다.
올 3월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강성민 글항아리 출판사 대표는 “출판도시에는 버드나무, 상수리나무, 매화나무 등이 있다. 그중 매화나무는 이곳을 빛내는 터줏대감 같다. 보기에는 투박해 보이는데, 순백의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이런 자연의 기운을 받아 우리 재단도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워내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문봉선 화백의 매화 그림이었다. 문 화백은 한지 위에 매화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일필휘지로 표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현대적인 수묵풍경과 전통적인 진경산수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화가로 ‘겸재 정선의 환생’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문 화백은 “매화를 보면 이기웅 이사장님 모습이 연상된다. 맑고 고상하다. 올해는 이사장님을 생각하며 매화를 한 줄기만 곧게 그렸다”면서 “그림 아래에는 청나라의 문인이자 화가인 이광은의 시를 썼다”고 설명했다.
즉석에서 시 해설을 요청받은 학고재 출판사의 손철주 주간은 “종이에 붓을 휘두르니 먹의 자취가 새뜻하다/ 이때쯤 매화 가지가 사람 마음을 참으로 기쁘게 하는구나/ 원하건대 하늘의 바람을 빌려다가 멀리멀리 불게 하여/ 집집마다 거리마다 봄을 가득 누리게 해주길”이라고 풀어줬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신세대 소리꾼 김기진은 ‘사랑가’ 등 봄에 어울리는 판소리로 흥을 돋웠다. 사회를 맡은 장동석 사무처장은 “출판도시는 지금까지 문화의 꽃을 피워왔고, 앞으로도 새로운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문학의 보금자리인 파주출판도시가 매화와 함께 봄이 왔음을 알렸다. 매화의 향기가 우리 곁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문학과 예술이 우리 곁으로 좀 더 가깝게 다가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