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따라 웃음꽃 활짝"
어르신들의 설레는 기차여행

문촌9복지관·코레일 나누는기관사회 맞춤 돌봄 어르신 40명과 봄나들이

2025-05-05     한진수 기자

[고양신문] 문촌9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신실)이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와 함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이용 어르신 40명을 모시고 봄맞이 특별 나들이 ‘철길따라, 꽃길따라’를 진행했다. 이번 여행은 코레일 일산승무사업소 나누는기관사회(회장 이성희)의 후원과 자원봉사 참여로 진행돼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나누는 기관사회와 참가자들이 기차에 오르고 있다.

행사 당일인 4월 29일 아침 8시30분, 복지관 앞마당은 들뜬 분위기로 가득 찼다. 약속 시간보다 이른 시각부터 삼삼오오 모인 어르신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며 “오랜만에 외출이라 설렌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어르신들은 복지관 직원들의 인솔로 지하철을 타고 주엽역에서 대곡역으로 이동한 뒤, 21년 만에 재개통된 교외선 기차에 올라 의정부역까지 특별한 철도여정을 시작했다. 평소 쉽게 타볼 수 없는 기차라는 점에서 어르신들의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한 어르신은 “학생 시절엔 피란을 가느라 소풍은 꿈도 못 꿨어요. 오늘처럼 단체로 기차도 타고 소풍도 가다니, 감회가 새롭네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중간역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의정부역에 도착한 일행은 관광버스를 타고 가평으로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자연과 계절의 정취가 가득한 아침고요수목원. 푸드가든에서의 점심 식사는 뚝배기 불고기, 도토리묵, 메밀전병 등 정성껏 차려진 한상으로, 어르신들은 “든든히 먹고 수목원 다 둘러봐야죠”라며 평소보다 넉넉하게 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다육이 이끼볼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손으로 흙을 빚고 다육이를 심으며 “손재주가 없어 걱정했는데, 덕분에 멋지게 만들었어요”라며 흐뭇해했다. 완성된 작품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에서는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가 피어났다.

체험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

이어진 수목원 자유 산책은 또 하나의 힐링 시간이었다. 세 명의 어르신과 한 명의 봉사자가 한 팀이 되어 꽃길과 연못길, 잔디밭을 천천히 거닐었다. 걷기 어려운 어르신들은 벤치에 앉아 봄볕을 느끼며 봉사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이 나이에 인생샷 찍네”라는 어르신의 말에 주변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어르신들이 나누는 기관사회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행사의 마무리는 단체 사진 촬영과 선물 증정이었다. 코레일 나누는 기관사회가 준비한 간식과 기념품이 어르신들에게 전달됐고, “다음에도 또 함께해요”라는 인사와 함께 작별의 손인사가 오갔다.

김신실 관장은 “지역사회의 따뜻한 후원과 봉사 덕분에 어르신들께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오늘의 추억이 어르신들에게 긴 여운과 삶의 활력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는 참여자들.

이번 봄나들이는 지역복지관과 공공기관이 함께 만들어 낸 따뜻한 협력의 결실이었다. 일상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은 어르신들에게는 치유의 소풍이 됐고,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정을 나눈 교감의 시간이었다. “오늘 하루를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라는 한 어르신의 말처럼, 이날의 나들이는 마음속에 오래도록 피어날 아름다운 꽃길로 남았을 것이다.

어르신들의 표정은 따스한 봄날의 햇살처럼 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