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화폐 승수효과

[높빛시론]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 소장

2025-05-23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 소장
본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고양신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 성장과 자본주도 성장이 대립한다. ‘소득주도 성장’은 서민의 소득과 임금을 높여 소비 진작, 상품 구매를 높이는 정책이다. 상품 구매는 기업과 상점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기업 매출 증대는 기술혁신과 성장을 촉진한다. ‘자본주도 성장’은 정부가 기업에 직접 지원하여 기업이 기술을 혁신하여 성장을 촉진한다는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했다. 경제수석에 ‘소득주도 성장’을 비판한 경제학자를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예산을 완전 삭감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지역화폐예산으로 6000억원, 2021년 1조3000억원, 2022년 7000억원 편성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첫해, 2023년 지역화폐예산은 0원이었다.  

윤석열 정부 3년, 경제가 좋아졌을까?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고, 지역화폐정책을 폐기한 자본주도 성장론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성태윤 경제수석이 주도한 대한민국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경제성장률은 4.6%, 2022년은 2.7%였다. 윤석열 정부 시기 2023년 경제성장률은 1.4%, 2024년은 2.0%이다. 2025년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은 1%로 전망하였으나, 실제 1분기 경제성장은 마이너스였고, 올해 전망치는 성장률 0%이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정책을 부활해야 한다. 지역화폐 정책을 복원해야한다. 소득주도 성장이 만병통치는 아니지만, 경제불황시기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인류의 지혜이며, 효용 높은 정책이었다는 역사가 증명한다. 1930년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경제공황 극복,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위기 극복의 중심에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있었다. 

최근 지역화폐 정책에 대해 호텔 경제 논란이 발생했다. 이준석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지역화폐 정책을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호텔에 예약이 아니라 실제 숙박객이 10만원을 지불하고 숙박하였다면, 그래서 호텔 사장님이 그 수익으로 가구점에서 10만원짜리 간이침대를 구입했다면, 경제 승수효과=연쇄매출은 시작된다. 

침대를 판 가구 사장님이 10만원을 번 후, 10만원 중 2만원짜리 통닭 4마리를 산다. 치킨집 사장님은 매출이 8만원을 늘어났고, 그 돈 중에서 5만원으로 문구점에 가서 필요했던 커다란 화이트 보드를 살 수 있다. 그리고 문방구 사장님은 호텔 사장님에게 빌렸던 5만원을 갚을 수 있다. 호텔 숙박비 10만원이, 가구점-치킨집-문방구-호텔 4명에게 연쇄 매출을 증대시킨다. 비록 10만원–10만원-10만원-10만원이라는 1의 승수효과가 아닐지라도, 10만원-8만원-5만원-5만원, 총 28만원의 연쇄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지역화폐를 비판하는 경제관료와 정당, 정치인들은 ‘구축효과’라는 어려운 말로 지역화폐의 연쇄매출=승수효과를 부정하려 한다. 자본주도 성장론자들은 지역화폐 정책을 추진하면, 지역화폐 발행비용, 지역화폐 유통비용이 발생한다면서 비판한다. 비용이 발생한다는 그들의 말은 맞는 말이지만, 비용보다 수익이 많은 정책은 추진해야 한다. 

2025년 4월 11일,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경제관료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9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추가 공급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수출 관련 중소, 중견기업에 3조원, 대기업에도 2조원의 정책 자금을 지원하고, 이와 별도로 국내 대기업과 중소, 중견기업 상생에 3조원, 그리고 수출 지역 품목 다변화 금융 프로그램에 1조원을 신설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자본주도 성장론자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9조원을 지원하면서, 1조원 지역화폐 예산은 “포퓰리즘 정책” “효과가 미미한다”며 삭감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자본주도 성장론자에게 맡길 것인지, 소득주도성장론자에게 맡길 것인지,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지역화폐 지원금 1조원을 지원하면, 대한 국민의 돈 10조원이 더해져 지역화폐 11조원이 만들어진다. 지역화폐 11조원은 연쇄 매출을 일으켜, 1차에 22조원, 3차 4차로 이어져 수십조원 매출이 될 수 있다. 중앙정부의 마중물이 전국으로 흘러, 메말랐던 상가 점포, 그리고 서민과 사장님들의 입가에 안도와 웃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6월 3일 대통령선거일이다. 지역화폐 정책을 폐지한 자본주도 성장론자에게 다시 경제 주권을 맡길 것인가? 지역화폐 정책을 부활시킬 소득주도 성장론자에게 주권을 맡길 것인가? 우리 시민들의 선택에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필자는 2025년 하반기에는 고양시와 전국에 지역화폐 예산정책이 복원되고 활성화되길 소망한다. 정육점, 빵집, 동네 슈퍼마켓, 옷가게, 노래방, 동네 카페, 음식점, 두부집, 꽈배기집, 만두집, 이미용실 등등에 연쇄 매출을 기대한다. 그래서 점포 문이 제발 닫히지 않고, 오가는 발걸음으로 활짝 열리길 소망한다.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