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인재 서울 유출 ‘옛말’… 고양 야구 미래 백송고가 이끈다
백송고 주영호 교장, 야구부 인터뷰
창단 10주년, 최근 도 고교야구 우승
‘즐거운 운동’ 강조하는 박종호 감독
프로진출외 선수들 다양한 진로 지도
[고양신문] 고양시 유소년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백송고등학교(교장 주영호) 야구부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최근 경기도 고교야구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고양시 고교 야구의 중심에 있는 백송고 야구부는 “고양시 초·중학생 선수들의 서울 유출을 막고 지역 인재를 백송고에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지난 21일 밝혔다. 주영호 백송고 교장, 박종호 감독, 신한빛 야구부 담당 교사, 야구부 주장 이인준(3학년)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송고 야구부의 거침없는 행보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즐거움에서 창의적 플레이 나와백송고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올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 4월 24일 2025년 고교 야구 주말리그 경기도 권역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달 7일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첫 경기에선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비록 뒤이은 우승 소식은 없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을 충만해졌다. 박종호 감독은 “올해 남은 전국대회에선 4강 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백송고 야구부의 가장 큰 강점은 선수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자율적인 분위기에 있다. 이인준 야구부 주장은 “억압된 분위기가 아닌, 즐겁게 소통하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투지를 강조하는 감독님 덕분에 야구가 재미있다”라고 말한다. “감독님은 선수들이 실책을 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을 할 때도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라며 “이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좋은 성적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호 감독 역시 “선수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야구할 때 창의력과 기량이 발휘된다”고 강조했다. 정해진 틀에 얽매이기보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자유로운 플레이를 펼치도록 독려한다는 것. “특히, 창의적인 시도 끝에 나온 실책은 칭찬하고, 소심하거나 도전적이지 않은 플레이는 지적하며 선수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낸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이다. 여기에 선수들 간의 끈끈한 팀워크, 좋은 선배 문화 또한 백송고 야구부의 소중한 자산이다. 지난달엔 이대호 선수가 백송고 야구부를 방문해 학교 인지도도 올라가고 선수들 사기도 높아졌다.
지도자들의 청렴성도 백송고 야구부의 강점이다. 신한빛 야구부 담당 교사는 “박종호 감독은 선수 시절 ‘레전드’였던 실력파였고, 현재는 청렴한 감독으로 학부모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최근엔 서울 학교의 야구부에도 백송고 소문이 났다고 한다. 과거 고양시 야구 인재들이 서울로 유출돼 아쉬웠다는 신 교사는 이젠 서울에서도 백송고 야구부를 알아준다며 뿌듯해 했다.
다양한 진로·진학 위해 지원백송고 야구부는 개인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프로 진출과 성공적인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야구가 팀 스포츠이지만 개개인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박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 선수로 성장하거나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팀 운영의 균형을 맞춘다”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을, 교사들은 맨투맨으로 선수들의 내신 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주영호 교장은 “이기는 야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과 운동선수로서의 기술, 체력, 정신의 조화로운 발전에 집중한다”라며 “운동선수 외 체육 교사, 스포츠 지도자, 트레이너 등 다양한 분야로 진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평소 꾸준히 진학 상담을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과거 백송고는 1969년 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으나, 2012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며 변화를 맞았다. 이후 2015년 야구부를 창단해 현재까지 10년간 운영해오고 있다. 백송고는 일산뿐 아니라 파주시와도 가까워 운정신도시 학생들의 통학이 용이하다. 백송고는 작년 111명의 졸업생을 포함해 총 1만207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교다.
백송고는 야구와 학업, 인성을 겸비한 인재 육성을 통해 고양시 고교야구 발전에 기여하며, 서울로 유출되던 유소년 인재들을 고양시로 불러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