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참여, 정치토론... 학창시절부터 '준비된 유권자'

18세 전 '학교선거' 제도로 선거·투표 경험
의회, '정치 이슈 대화 캔버스' 프로그램 진행
정치 공약 자료 만들고, 검토 의견 내기도
토론 통해 관심 높아지고, 정치참여로 이어져

[고양신문] 5월 말, 북유럽 국가들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선거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투표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현지 한인 거주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재외국민투표 신청인 기준 80% 이상의 투표율을 보였다. 특히 유학생 포함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가 지난해 총선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북유럽 학생들은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기말 시험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6월을 맞이하고있다. 노르웨이 학생들은 K-팝, K-드라마처럼 동양의 변방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큰 관심은 보이진 않지만, 자국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대한민국 학생보다 훨씬 높다.

노르웨이의 의회 선거 제도는 시민의 자유, 평등, 직접, 비밀투표에 따른 비례대표제로 의원을 선출한다. 4년마다 실시하는 의회선거의 투표권은 만 18세 이상의 노르웨이 시민권자에게 있고, 피선거권은 노르웨이에서 최소 10년 이상 거주한 투표권자에게 주어진다. 다만 정부 공무원과 외교관은 피선거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만 18세 성인이 되기 이전부터 노르웨이 학생들 대부분은 선거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고, 투표의 필요성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제도가 노르웨이, 덴마크 등 일부 북유럽 국가에서 운영 중인 학교선거 (Skolevalg) 제도다.

노르웨이 학교선거(Skolevalg)는 투표권이 없는 만 18세 미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일 즈음 모의투표와 정치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제도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이를 기반으로 빠른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공직선거 기간에 학생들은 입후보한 후보자와 공약에 대해 공약을 직접 듣고, 학생들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검토후 자료를 만들어 팀 그룹 토의를 진행한다.

학창시절부터 정당 활동에 참여하고, 관련 캠프활동, 의회방문 및 정치토론 수업 등 실질적인 경험을 하다보니 이른 정치 참여로 이어져 20세 전후 젊은 정치인 및 지자체 기관장 배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노르웨이 의회가 운영 중인 의회 방문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의회를 방문하고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직접 사회 이슈를 정해 함께 토론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려한다.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가 '정치 이슈 대화 캔버스' 프로그램이다.

노르웨이 의회가 운영 중인 학생들의 정치 참여 프로그램 주제는 전쟁과 방어, 피난민과 난민정책, 약물정책, 정신건강, 고등교육정책, 석유산업, 의류산업 등 다양한 주제별로 질문을 던지고 4명의 학생들이 그룹토론을 진행하다. 각각 이슈에 대한 4개의 다른 의견이 캔버스 사각에 적혀있어 내용을 선택해 토론을 진행한다. 

* 노르웨이 의회 수업자료 예시 (아래) , 자료 출처 : 노르웨이 의회 홈페이지

[ 더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졸업하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의견 1: 학교는 과목별 10% 결석 제한을 없애야 합니다. 의견 2: 학교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자율학년(11학년)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의견 3: 교사는 더 높은 급여와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받아야 합니다. 의견 4: 직업 관련 과목 학생들을 위한 더 많은 견습 과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편 담당 교사들에게는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이드라인이 주어지고, 학생들이 가장 동의하는 의견과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수렴해가며 학생들이 정치 토론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정치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단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정치적 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다른 사람의 주장을 듣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의회 정치토론 게시판의 안내 문구처럼 학생들의 열띤 토론 못지않게 열띤 경청이 필요한 시기다. 

노르웨이 총선이 약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학생투표 제도와 의회 방문을 통한 정치 이슈 그룹 토론으로 다져진 학생들의 이른 정치 참여와 관심이 올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르웨이인들의 관심이 점점 모아지고 있다. 19세, 20세 초반의 청년 시장과 부시장을 배출한 노르웨이의 학교선거 시스템의 힘이 이번에는 어떤 여행을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4년마다 진행되는 2025년 노르웨이총선 투표일은 9월 8일이다. 

[참고자료]

2025년 학교선거자료 : https://sikt.no/skolevalg

노르웨이 의회 선거 테마 : https://undervisning.stortinget.no/

노르웨이 의회 학생 정치 토론 주제 자료 : 

https://undervisning.stortinget.no/no/valg/dialogduker-om-politiske-s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