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처럼 배우는 전통 '원흥 단오축제'

원흥초 올해로 4회째 세시풍속 체험 국악합창단 '소리로 아우름' 첫 무대

2025-06-02     한진수 기자

[고양신문] 초여름의 절기 단오를 맞아 원흥초등학교(교장 채경숙)는 지난 30일 교정 안팎을 전통문화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2022년부터 매년 이어온 ‘원흥 단오축제’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며,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지역사회와 학교, 가정이 함께 전통을 잇는 문화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단오축제는 음력 5월 5일 단오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통 세시풍속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었으며, 국악과 음식, 공예, 전통놀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이 마련됐다. 특히  이날 주목받은 것은 올해 창단된 ‘원흥 소리로 아우름 국악합창단’의 첫 무대였다.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원흥초등학교 학생.

전통의 힘 이어가는 씨앗되길
28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국악합창단은 고양교육지원청과 고양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며, K-컬처 시대에 전통을 품은 어린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단 무대에서는 국악 특유의 선율과 동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지도와 지휘를 맡은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황미선 원장은 “단오에 국악으로 무대에 설 수 있어 국악인으로서 감격스럽다. 아이들의 맑은소리가 전통의 힘을 이어가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국악예술단체 ‘국악 뜨락’의 무대도 이어져 수준 높은 공연으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가 우리 전통예술의 깊이를 직접 느끼는 시간이 됐다.

체험을 즐기는 학생들. 네 번째 행사이지만 늘 즐거운 모습이다.

수리취떡부터 단오선까지, 전통 살아나다
축제는 국악 공연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수리취떡 만들기와 단오 부채(단오선) 꾸미기, 장명루 엮기, 화채 만들기 등 전통 생활문화가 놀이처럼 펼쳐졌다. 투호, 윷놀이, 팽이, 돼지씨름, 제기차기, 공기놀이 등 전통놀이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더했다.
특히, 학부모회가 운영한 ‘창포물 머리 감기’ 체험 부스는 단오의 대표적인 풍습을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원흥초교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이 전통을 놀이처럼 즐기며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모습이 참 흐뭇하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전통을 잇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원흥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원흥 단오제.

단오, 세대를 잇는 문화의 날로
이번 축제에 참여한 1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떡도 만들고 언니 오빠들의 공연도 보고 정말 재미있었다. 단오가 이런 날인지 처음 알았고, 내년에도 또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채경숙 원흥초등학교장은 “아이들이 전통의 가치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 교육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반 학생들도 원흥단오제의 프로그램을 즐거워 했다.

이번 단오축제로 학생들은 전통문화를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공감하며,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체득하는 살아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마음속에 문화적 자긍심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동시에, 세대를 잇는 문화의 다리가 되어줄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