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시술이 남긴 긴 그림자, ‘임플란트 주위염’을 아시나요?
은승모 치아살리는치과의원 원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후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음식물을 씹을 때 잇몸이 시큰거리는 증상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불편감은 흔히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불리는 염증성 질환의 초기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주위염은 임플란트를 둘러싼 잇몸과 뼈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점차 뼈가 흡수되고 임플란트가 흔들리거나 탈락에 이르게 되는 심각한 상태에 이어질 수 있다.
진료하다 보면 ‘처음엔 아무 문제 없던 임플란트가 몇 년이 지나자 불편해졌다’는 환자를 종종 만나곤 한다. 최근 내원한 60대 여성 환자도 그런 경우였다. 이 환자는 몇 해 전 저렴한 가격과 빠른 시술을 내세운 치과에서 다수의 임플란트를 시술받았다. 당시엔 만족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증상이 반복됐다.
정밀 검진 결과 임플란트 대부분에서 주위염이 진행되고 있었고 이미 뼈가 상당 부분 흡수된 상태였다. 결국, 대학병원에서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제거한 후 뼈 이식과 재시술을 포함한 복잡한 치료를 받게 됐다. 그 과정에서 잇몸 조직이 많이 손상돼 처음보다 훨씬 제한된 조건에서 재치료가 이루어졌다. 이 환자는 “그땐 싼 게 이득인 줄 알았는데, 결국 돈도 시간도 두 배로 들었다”며 후회했다. 임플란트 치료에서 ‘시술의 정확성’과 ‘치료 이후의 유지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임플란트는 단순히 인공치아를 심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조직과의 ‘조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 즉, 잇몸과 뼈의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고가의 재료도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일부 진료 환경에서는 잇몸 질환 평가 없이 시술이 진행되거나, 정기적인 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치주질환을 앓은 이력이 있는 환자나 고위험군에서는 더욱 정밀한 평가와 설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시술이 아니라 잇몸과 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치료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치아살리는치과는 치주과와 보존과 전문의가 함께 협진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임플란트가 필요한 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잇몸 상태와 전반적인 구강 환경을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엔 치주 치료를 선행한 후 시술을 계획한다. 단순히 ‘임플란트를 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임플란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치료 이후에도 일정한 주기로 정기 검진과 위생 관리를 시행해 임플란트 주위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단기간의 편의보다는 장기적인 결과와 환자의 삶의 질을 우선하는 우리만의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임플란트는 결코 ‘단발성 시술’이 되어선 안 된다. 시간이 지나도 건강하게 기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세밀한 진단과 꾸준한 유지관리가 꼭 필요하다. 혹시 지금 임플란트 주변에서 피가 나거나, 약한 통증이 지속한다면 단순한 자극으로만 여기지 말고 반드시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초기의 작은 이상이 수년간의 치료 성과를 지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좋은 치료는 값싼 치료비용이 아니라 좋은 치료결과로 증명된다. 임플란트 시술 시 싸게 ‘심는 것’보다 좋게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진료가 결국 환자에게 가장 큰 만족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은승모 치아살리는치과의원 대표원장(치주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