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아닌 삶‧믿음을 지었습니다”

교회·주거·학교가 하나, 나들목공동체주택

2025-07-03     김진이 전문기자

신앙과 일상이 만나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 
참여형 설계로 구현한 7가족의  ‘따로 또 같이‘

나들목일산교회와 공동체주택 건물.

[고양신문] “7개의 주택을 지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1인가구부터 5인가족 세대까지 다양한 주택주들의 요구를 세심하게 반영하려고 했어요. 옛 문살을 좋아하는 집에는 창문마다 격자무늬를 넣고, 전통을 살리고, 인테리어를 신경쓰는 곳에는 화장실, 장식 하나도 신경을 썼습니다. 아이가 방에서 동쪽 창으로 해를 보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방향을 바꾸기도 했어요.”

지난달 29일 나들목일산교회 이전예배와 행사를 마친 축하객들은 나들목공동체 주택을 둘러보았다. 건축을 총괄한 아틀리에건설 기백산 팀장이 안내했다. 3층부터 6층까지의 다양한 세대의 주택을 돌아보며 다들 부러움을 전했다. 

7채의 공동주택은 1인가구부터 세 자녀가 있는 5인가구까지 다양한 세대를 위해 설계·건축됐다. 각각의 집들은 개인 소유로 땅 매입부터 함께 했다. 국내 사회주택, 협동조합 주택의 역사를 사실상 시작한 기노채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 전 이사장이 총괄기획했고 아틀리에건설이 건축을 맡았다. 나들목공동체주택은 일산서구 덕이동의 신축 주택, 교회와 대안학교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주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동체주택을 돌아보는 시민들

현재 7가구가 입주해 생활하는 이 공동체는 이웃 간의 일상 공유와 신앙 실천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삶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매주 예배 이외에 청소와 정원 관리 등 공유노동을 함께하며, 대안학교 운영, 1층 카페 운영 등을 위해서는 앞으로 함께 더 많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 공동체주택의 특별함은 설계 초기부터 입주자들이 참여해 공간의 구조와 공유시설 운영 방식을 함께 계획한 점에 있다. 각 가정의 독립성과 공동체의 연결성을 동시에 고려해 공용 주방·거실·다목적실을 배치했다. 이는 '함께 살되, 간섭하지 않되, 이웃이 되는 삶'을 공간으로 실현한 사례다. 1~2층 공간은 교회와 대안학교가 병행 사용하는 다목적 구조로 설계됐다. 대안학교인 '나들목학교'는 초중등 대상의 인가되지 않은 공동체 교육기관으로, 국·수·사·과는 물론 생태, 철학, 공동체 수업이 통합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학교 운영에 함께 참여하는 수평적 교육모델도 주목할 점이다.

총괄기획을 맡았던 기노채 PM은 “이번 프로젝트는 공간뿐 아니라 공동체의 관계망을 설계한 실험이었다. 공공자금 없이 민간의 신뢰 기반 협력으로 이뤄진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아 목사는 “10년 건물 없는 교회로, 가정에서 삶과 예배가 통합되는 삶을 경험하며 성장해온 일곱 가족이 공동체주택으로 본격적인 함께 살이를 시작하게 됐다. 각자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웃과 사귀며 깊이 나누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며 “덕이동을 계기로 제2, 3의 공동체가 자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에게 집을 소개하는 입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