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찾기' 14년 전쟁, 덕이지구 "고양시 나서라“

2025-07-10     이로운 기자

[고양신문] 일산서구 덕이지구의 14년 묵은 '땅 소유권(대지권) 등기'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라희솜 덕이동 주민자치회장을 중심으로 2만 덕이지구 주민이 단결해 '내 땅 찾기' 싸움을 이어가며, 고양시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4일 이 회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 주민들이 고양시청을 방문해 이동환 시장 및 관련 부서와 덕이지구 아파트 땅 소유권(대지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 이라희솜 회장]

내 땅이 '내 땅' 아닌 기막힌 사연
고양시 덕이지구는 5개 단지, 총 5159세대로 이루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과거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장관이 거주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2011년 입주 이후 14년째 덕이지구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 땅의 소유권(대지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매년 토지세를 꼬박꼬박 내면서도 법적으로 '내 땅'이 아니어서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고 주택연금마저 거절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라희솜 회장은 이 문제가 "행정기관의 방관과 방치, 핑계만 대는 구태정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주민자치회장이 된 후 3년 이상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왔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기부채납을 성공시키며 대지권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풀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소유의 땅 4필지(약 7억원 상당)에 대한 무상귀속을 해결하는 것뿐. 이것만 해결되면 덕이지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대지권 확보를 통한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이에 작년 초 채무 분쟁까지 해결되면서 대지권 등기 문제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고, 올해 5월쯤 재산권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현재 고양시와의 법 해석 등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해결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상귀속' 약속, 왜 안 지켜졌나
문제의 핵심은 덕이지구 개발 당시, 사업시행자가 25억원 규모의 새 배수로를 만들어 농어촌공사에 넘기는 대신, 농림축산식품부 땅 4필지를 무상으로 돌려받기로 한 약속에 있다. 주민들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 땅이 조합에 무상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고양시가 이 문제의 주 협의권자라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6개월 넘게 관련 국가기관에 질의하고 공문까지 받아내며 무상귀속 협의의 권한이 고양시에 있음을 밝혀냈다는 것.

하지만 고양시는 그동안 '사전 협의문(무상귀속협의서)'이 없다는 이유로 무상귀속 승인에 난색을 표해왔다. 고양시 농업정책과는 "승인 결정권자는 고양시가 아닌 경기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지난 4일 이라희솜 회장과 주민 대표들은 이동환 고양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도시개발법 66조 3항’을 근거로 고양시 농정과 공무원이 도시개발법 조항을 잘못 해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날 논쟁 끝에 고양시 농정과는 한발 물러서 주민 참여 자문단을 구성하고 변호사 자문을 다시 받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고양시 농업정책과는 승인 결정권자 등에 대해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법률 해석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답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덕이 2만 주민, "우리 권리 우리가 쟁취"
이 회장은 14년 묵은 대지권 문제 해결의 열쇠는 주민들의 강력한 연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지금까지의 과정은 "정치인들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나서 싸워 얻어낸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덕이지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은 중요한 시기, 이견이 있더라도 적극 협조하고 응원해달라"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희솜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