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은 ‘공공’의 책임 ··· 비용 아닌 ‘시민 위한 투자’로 봐야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인터뷰

2025-07-22     남동진 기자, 김현정 인턴기자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민영 구조 깨야 빠른 교통전환으로 내연엔진 감축
공영제 예산 부담이 크다는 것은 근거 부족
정확한 데이터와 시민 참여 기반 교통 정책 필요

[고양신문]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더욱 체감되는 요즘, 온실가스 감축의 중요성이 갈수곡 커지고 있다. 특히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재 교통 시스템에서 시민들은 쉽사리 대중교통을 선택하지 못한다. 외곽 지역의 버스 배차 간격이 상당히 긴가 하면, 광활한 도로 귀퉁이에서 위태롭게 걸어가야 하기도 한다. 김상철 센터장은 그 원인으로 ‘이익 중심의 운영’을 지적하며 “버스 시스템의 거의 유일한 대안은 공공이 책임진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문제와 관련해 공공교통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원 중에서 수송 부분이 차지하는 게 17~20%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교통 부문은 에너지, 산업 등 다른 부문과는 다르게 감축의 직접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수송 부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대부분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면서 나타나는 단일한 요인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오늘 당장 내연기관 차량을 줄이면 그로부터 발생되는 온실가스가 감축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교통 전환을 빠르게 진행해야 되는데, 현재 교통의 운영 구조 자체가 상당 부분 민영화되어 있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공공교통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버스는 대부분 민간업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대중교통 공공성 확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나.
유일한 대안은 민간, 공공 누가 운영하건 최종적으로 버스 시스템에 대한 책임은 공공이 진다는 일반 원칙을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민영 체계에서는 그게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버스 시스템의 이익 중심 운영 원칙은, 공공 서비스 혹은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서 대중교통의 확대라는 목적과 상충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버스 시스템에서 공공이 최종적으로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금과 다른 운영 형태를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은 가장 낮은 수준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공공이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은 민간 버스 체계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공공교통을 확대 강화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내부 대중교통망 개선방안으로 버스준공영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준공영제를 제일 먼저 시작했고 버스 담당 공무원만 10명 이상인 서울시조차 준공영제 하에서 사업자가 임금을 체불하고 보조금을 횡령하고 있다. 그런데 버스 전담 공무원이 한두 명밖에 안 되는 기초지자체가 준공영제를 더 잘 운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준공영제는 지금까지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 그저 민간 버스업체에게 돈을 많이 줘서 어르고 달랜 것에 불과하다. 

예산 부담, 실현 가능성 등 공영제에 관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공영제가 돈이 많이 든다고 우려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버스공영제의 사례를 봤을 때 민영제보다 돈이 더 많이 든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통 부분에서 가장 많이 들어가는 비용이 인건비인데, 현행 준공영제가 공영제보다 인건비가 훨씬 더 많이 든다는 건 숫자로 확인이 된다. 대신 돈이 많이 드는 건 차량 구입비 등 초기 자산 투자 때문인데, 이건 비용으로 보기보단 고양시가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초기투자비용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공영제로의 전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이건 합리성의 영역이 아닌, 이미 기득권화 되어 있는 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가 더 중요한데, 현재 지자체 행정은 시민들에게 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준공영제 아래에서 업체들의 횡령이나 부정 사용이 반복되는 이유는 현직 공무원이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 운영 형태나 실제로 그것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 

작년 공공교통네트워크, 우리모두의 교통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등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버스준공영제 개선 및 공영화 로드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정의당 서울시당 홈페이지]

현재 교통체계는 불평등 심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나.
고양시의 경우 외곽 지역의 버스 노선은 개선되지 않고 신도시 중심으로 버스노선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건 결국 수익 논리와 직결된다. 수요가 많은 곳에 노선을 많이 넣는 것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더 가난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가진 사람일수록 도심외곽에 살 가능성이 크다. 이들도 다른 중심부의 고양 시민과 비슷하게 출퇴근을 할 텐데 단순히 수요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에게 제공하는 교통 서비스에 격차가 생긴다면, 그 자체가 인프라의 불평등인 셈이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려고 해도 메인 시스템이 수익성을 중심으로 하는 민간 체제이기 때문에 잘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민간 사업자들은 중심 노선을 가져가고, 주민들에게 공평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외곽 노선은 공영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승용차 이용 감소를 위해서도 외곽 지역의 교통 인프라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될 것 같다.
교통 측면에서 정의로운 전환은,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공공교통 인프라가 좋은 곳에서는 자가용을 줄이는 정책으로 전환하기가 쉽다. 그런데 그런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 자가용을 타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자가용은 나쁘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용을 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 

대중교통 정책을 일부 전문가 중심으로 결정하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교통은 일종의 경험제다. 버스를 타본 사람만 버스 이용 경험을, 자가용 이용자만 자가용 이용 경험을 가질 수 있다. 근데 이게 상호 호환되지 않는다. 자가용 중심으로 이동 경험을 하는 사람은 모든 도시의 이동을 자가용 중심으로 본다. 그건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고 경험제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교통 계획이나 기술의 영역은 전문가의 영역이 맞지만 교통 정책의 영역은 이용자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버스 정책을 할 땐 버스 이용자, 자전거 정책을 할 땐 자전거 이용자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거버넌스 체계는 지나치게 전문가 중심이다. 가령 대중교통 담당 공무원이 자가용만 이용하면서 그 지역에 살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행정 서류만 볼 줄 알지 실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를 것이다. 참여적 거버넌스의 핵심은 나한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내가 결정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재 거버넌스는 형식적으로는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당사자를 배제한 구성을 한다고 얘기하지만, 교통 정책에 있어서는 대부분 자가용 이용자에 대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 부분에서 아무도 객관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버스 요금은 버스 이용자들이 결정하는 게 맞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가용 이용자들이 주차장 요금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정책 결정 시에 어떤 것을 근거로 삼는가도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독일의 9유로 정책을 보면, 유류세 감면이 없어진 후에도 확대됐다. 사후 조사에 따른 효과들이 입증된 거다. 독일의 경우 교통정책 결정 과정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어쨌든 데이터를 통해 나온 결과는 부정하지 않는 거다. 반면 한국은 정책 결정 과정이 대부분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는다. ‘공영제가 돈이 많이 든다.’ '준공영제는 잘 할 수 있다.’ 이러한 얘기는 근거가 없다. 머릿속 의견 말고 실제 산출된 데이터를 근거로 말해야 한다.

현재 전국적인 버스 공영제 흐름이나 소개해줄 만한 사례가 있는지.
경북 청도군의 경우 지역 주민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상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지역의 경우는 대부분 지역 주민들에게만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럴 경우 무상교통의 장점이 사라진다. 지역 주민으로 대상을 한정하면 단지 개인의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만 나타나는 반면, 청도의 경우 완전 무상교통이기 때문에 실제 내부 교통에서 자가용 이용 요인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무상교통 지자체 상당수가 대상을 지역주민으로 한정하는 이유는 민영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조로는 지자체 입장에서 수요가 늘면 이용자 수에 요금을 곱해서 영업 손실을 보존해줘야 하기 때문에 무상교통 비용이 늘어난다. 그런데 공공이 직접 운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에는 정책이라고 하는 건 사회적 인식이다. 그것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볼 것이냐를 만들어주는 일종의 틀이다. 주차장과 대중교통의 정책 차이는 결국 그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거다. 명절 때 터널과 주차장을 무료화시키지만 고속버스 요금은 할인해 주지 않는다. 현행 인식 체계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안 갖게 만든다. 

고양시의 교통정책 전환과 관련해서 제안할 내용이 있는지.
GTX와 연결되는 추가적인 연결 수단이 중요할 것 같다. GTX라는 광역교통수단의 수혜를 특정 지역만 보면 안 된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동등하게 접근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역 내 연결성 강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덧붙이자면 고양시 내의 순환 교통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만약 고양시 내에서 소비를 하는 것보다 서울로 나가는 게 더 편리하다면 뭐하러 고양시에서 돈을 쓰겠나. 고양시 내의 순환성을 강화해서 자생적이고 자족적인 형태의 도시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