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고양시장 선거 누가 뛰나

민주당, 유례없이 경선 치열할 듯… 국힘 후보는 손에 꼽아

2025-08-09     이병우 기자

민주당, ‘경선승리=당선’ 깃발 아래 11명 경쟁  
민경선·장제환·명재성·이경혜 등 전현직 도의원 다수 
"출마 고심" 홍정민 등 전직 국회의원까지 저울질 
소통 강조하며 이영아 전 고양신문 대표도 가세 
국힘, 이동환 비롯 김완규·오준환·곽미숙 거론  

[고양신문]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9개월 남짓 앞둔 가운데 고양시장에 출마할 여야 후보군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향후 정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누가 최종 후보자로 나설지는 유동적이지만, 고양시의 침체를 오래 지켜봤던 고양시민들은 ‘내년 선거만큼은 잘 뽑아보자’는 분위기를 벌써부터 고조시키고 있는데 힘입어 자천타천으로 예비주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경선승리=당선’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경선 과열로 인한 분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은 과제다. 반면 국민의힘은 자당 출신의 전 대통령 파면에 이어 지난 6·3 조기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힘겨운 싸움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고 해도 지금 분위기로는 이동환 시장의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구나 이 시장은 잦은 외유출장, 청년기본소득 지원 사업 중단, 고양페이 지원 늑장 등에 따른 부정적 여론도 극복해야 한다. 이 시장은 지난달 임기 1년을 남겨두고 ‘G-노믹스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사실상 재선 도전을 선언함과 동시에 재선 가도의 여러 적신호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 시정 지켜본 전·현직 도의원 대거 출마  
더불어민주당은 고양시장 후보군이 넘친다. 특히 시정과 도정을 지켜보며 나름대로 소신을 키워온 시도의원 출신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2022년 고양시장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민경선 경기교통공사 사장은 최근 덕양, 일산을 가리지 않고 지역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8·9·10대 경기도의원을 지낸 민 사장은 “경험, 의지, 실력을 모두 쏟아 부어 고양시를 역동적으로 만들겠다”라며 출마를 분명히 했다. 

고양시의회 6·7대 의원을 지낸 장제환 김성회 국회의원 특별보좌관도 일찌감치 도전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39대 고양호남향우회연합회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김성회 국회의원 당선에 도움을 준 공로로 김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출마 기반을 탄탄히 하고 있다. 

명재성 도의원은 말단 9급부터 시작해 3급인 덕양구청장까지 약 39년을 고양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고양의 발전상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시장에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경혜 도의원도 현재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 도당부대변인, 한준호 국회의원 특별보좌관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내년 시장선거 도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승원 전 도의원(10대)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제3대 파주도시관광공사 사장을 지내고 2024년 6월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정무기획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최 전 사장은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출마를 향한 활동범위를 최대한 넓히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8·9·10대 도의원을 지낸 김달수 전 경기도 정무수석도 조심스레 출마의지를 피력했다. 김 전 정무수석은 “경기도에서 손에 꼽히는 큰 도시임에도 고양시는 도시의 정체성을 세우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출마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8·9대 경기도의원을 지낸 김유임 전 도의회 부의장(9대 전반기)도 후보군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 전 부의장은 고양시장에 2006년, 2018년 두 차례 시장에 도전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출마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홍정민 “한번 고심해보겠다” 넌지시 출마 피력 
국회의원을 지냈던 인물까지 내년 고양시장 선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당시 경선에서 이기헌 의원에게 패한 홍정민 전 국회의원도 정치적 재기를 위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고양시장 후보로 거론된다면 영광이다. 한번 고심해보겠다”면서 출마여부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2000년대 초 고양을 대표하던 정치인이었던 김덕배 전 국회의원의 출마설에 지역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제16대 국회의원(2000~2004년)을 지낸 후 철원 DMZ에서 와인 농장을 경영하는 김 전 의원은 지난달 17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며 전·현직 정치인들을 대거 끌어 모았다. 하지만 김 전의원은 “뜻 있는 후배들 많이 있는데, 내가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부인하고 있다. 

선출직에 몸담지 않았던 새 얼굴도 민주당 경선구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토박이인 이영아 전 고양신문 대표가 34년간 신문사 생활을 정리하고 고양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기자로 시작해 편집장을 거쳐 대표이사로 올라선 34년의 여정 동안 역대 고양시장의 행정을 모두 지켜본 그로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 전대표는 “지난 4년 가까이 벌어졌던 시민과 정치의 간극을 좁히고, 시민과 정치의 협업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전했다. 

공무원 출신인 정병춘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출마권유를 받고 있다. 정 부의장은 1979년 고양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40년간 상하수도·푸른도시사업소장 등을 역임한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5·18서울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는 윤종은 민주사회혁신포럼 상임대표도 출마를 밝혔다. 윤 상임대표는 22대 총선 고양시갑 예비후보, 민주당 홍보위 부위원장, 경기도당 특위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민선 7기 고양시장을 지낸 이재준 전 시장과 8대에 이어 9대 시의원을 지내고 있는 송규근 의원과 잠재적 후보군으로 묶을 수 있다.  

국힘, 이동환 남은 임기 의미 있는 진척 관건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지방선거 기획단’과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비해, 국민의힘은 다소 어수선한 상태다. 이달 22일 치러질 전당대회 이후 당대표와 지도부가 확정되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을 전망이다. 지역의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로운 지도부가 어떤 리더십으로 당을 변모시키느냐에 따라 내년 6.3 지방선거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서 거론되는 고양시장 후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앞서 언급한 이동환 현 시장을 비롯해 김완규·오준환·곽미숙 경기도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동환 시장은 취임 이후 고양시를 자족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취지에는 지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자족도시를 위한 대표적 공약이었던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취임 3년이 지나도록 신청조차 못하고 있어 다소 기대가 한 풀 꺾인 상태다. 남은 임기동안 경제자유구역과 관련해 유의미한 진척을 어느 정도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도 등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거론되고 있는 다른 국민의힘 후보군 중에 우선 김완규 도의원이 적극적이다. 김 의원은 6·7·8대 시의원을 지낸 후 2022년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후 국힘 경기도당 부위원장을 지냈다. 도의회 전반기 경제노동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도의회 국힘 경제수석부대표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늦더라도 10월에는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준환 도의원도 주변에서 출마설이 꾸준히 돌고 있다. 오 의원은 도의회 도시환경위원, 도청예결산특별위원,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특별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장항동 관광특구의 야간 경관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주민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주민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경기도의회 재선인 곽미숙 도의원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국힘 경기도당 부위원장, 도의회 국힘 대표의원 등을 역임하며 당내 입지를 다진 곽 의원은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국혁신당에서는 백선희(비례대표) 고양시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제3지대 정당의 입지를 지역 내에서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방선거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