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만 200㎜ 극한호우... 고양 곳곳 침수되고 통제되고

배수구 막히며 도심 도로 곳곳 침수 철도운행 중단되고, 지하차도 잠기고 고양시청 등 안전문자 30여 건 발신

2025-08-13     유경종 기자
호국로 고양어울림누리 인근. 지대가 낮은 차선이 침수돼 차들이 1개 차선으로 겨우 통행하고 있다. 

[고양신문] 한 시간에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13일 고양시에 쏟아지며 곳곳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교통이 통제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13일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정오를 전후해 무서운 폭우로 바뀌었다. 덕양구 현천동에 설치된 '주교 자동기상관측장비(AWS)'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 한 시간에 무려 105.0㎜ 의 비가 내렸다는 측정치를 내놓았다. 

빗물이 차도 경계석 위로 차올라 인도까지 침수된 도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배수펌프장과 저류지 등의 방재시설이 일제히 가동됐지만, 13일 오전에만 무려 200㎜에 가까운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배수 시스템의 용량을 훌쩍 초과해버렸다. 여기에 각종 이물질로 인해 곳곳에서 배수구가 막히면서 도로 침수를 가속시켰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보니 다급한 상황이 연이어 목격됐다. 지형에 따라 지대가 낮은 도로부터 물이 차올랐고, 흙탕물 속을 주행하다 시동이 꺼진 차들이 곳곳에서 깜빡이를 켠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지대가 낮은 원당시장은 지붕을 타고 쏟아져내리는 빗물에 배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보태져 순식간에 물이 발목 위까지 차올랐다. 상인들은 서둘러 물건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매장 앞에 물막이를 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순식간에 물이 발목 위까지 차오른 원당시장

집중호우에 가장 취약한 곳은 도심 변두리 자연마을들이었다. 독곶이마을, 내곡동, 산황동 등 원당과 화정에서 이어지는 자연마을 진입로들이 침수되며 일제히 통행이 차단됐고 강매, 서오릉, 갈머리, 행주, 삼성당, 항공대역, 화전, 주교 등 지하차도들이 물에 잠겼다는 소식도 연이어 들려왔다.

가장 큰 불편을 가져온 건 철도의 운행 중단이었다. 정오 무렵 경의중앙선과 교외선이 동시에 운행 중단됐고, 오후 2시에는 일산선 대곡~지축 구간도 전철 통행이 중지됐다. 오후 들어 경의중앙선 운행이 재개됐지만, 인근 지하차도가 침수된 항공대역은 무정차 통과했다.   

내곡동으로 이어진 도로가 침수로 전면 통제됐다. 

다행히 무섭도록 퍼붓던 극한호우는 한 시간여 만에 빗줄기가 가늘어졌고, 물이 빠진 곳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거리가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3시간여 동안 지자체 등에서 발송한 안전문자는 30여 건에 달했다. 말 그대로 ‘괴물호우’가 고양시를 휘젓고 간 반나절이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MaYH6BZ0zY&t=22s

침수 위험을 무릅쓰고 저지대 도로를 통과하고 있는 차량들. 
통로에 스티로폼 상자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원당시장 모습. 
도로에 가득 찼던 물이 30여분 만에 빠져버린 고양시청 인근 원당로 모습. 빗물에 쓸려왔던 진흙과 자갈이 도로 위를 덮고 있다. 
빗물에 잠겼다가 한 시간여 만에 일상 모습을 되찾은 화정역 앞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