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지하보도 딸기재배, 9월에 수확

이영일 '착한농부들' 대표

2025-08-20     박영선 기자
이영일 대표가 마두역 인근 지하보도 딸기 스마트 팜에서 9월에 수확 예정인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고양신문] 이영일 ‘착한농부들’ 대표는 마두역 인근 지하보도에서 스마트 팜으로 딸기를 재배한다. 지하보도 스마트 팜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기후가 가파르게 변화하면서 농사가 힘들어지는 반면 농촌 고령화로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는 이 대표는 “노동력은 적게 들고 노동 생산성은 높은 수직형 스마트 팜의 한 유형인 인도어 팜(실내작물 재배 농업방식)에 대해 수년간 연구해왔다”고 한다.

그의 이번 프로젝트 이름은 ‘엄.마.팜(엄청난 마두 스마트팜)’. 1기 신도시 일산의 유휴지인 마두 지하보도에 딸기 인도어 팜을 조성해 유휴지를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도심인들에게 휴식과 창업의 기회를 주고자 기획했다. “고양시 관계자를 찾아가서 논의했는데,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을 보내줘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무상임대 받은 지하보도 50평에 3단 베드를 설치한 후 광합성 작용을 위해 단마다 LED 식물조명 총 270개를 배치했다. 50여 일간 꼼꼼하게 설치한 다음 농촌진흥청이 2005년 개발한 설향 품종의 모종을 6월 충남 금산 딸기 원산지에서 3420주 공급받아 증식했다. 
그는 “원예작물인 딸기는 재배하기 까다롭지만 현재까지 잘 자라줘 대견하다”라고 말했다. 

공대 출신인 이영일 대표는 농업을 다른 시각으로 봤다. 현재 강원도에서도 8년째 사계절 내내 딸기재배를 하고 있는데, 한때 석탄산업이 활발했던 삼척의 한 폐교 중학교를 임대해 쓰고 있다. 그곳 스마트 팜은 15칸 교실 60평 공간에 마두 지하보도처럼 3단으로 설계해 재배하고 있다.
강원도 딸기는 당도가 평균 12브릭스까지 나오며, 꼭지 끝까지 붉은 색을 띠어 먹음직스럽다. 수확한 딸기는 백화점, 호텔, 카페 등으로 유통된다. 해외에서도 요청이 오지만 지금으로선 물량이 부족해 수출은 아직 못하고 있다.  
“9월이면 마두역 인근 지하보도에서 딸기를 수확할 수 있다”는 이영일 대표는 “지역과 상생하는 미래농업을 설계하면서 까다로운 딸기재배에 도움 되는 로봇AI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국 최초 지하보도 스마트 팜 안내문구 벽보판에서 이영일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마두역인근 지하보도 딸기 스마트팜은 50평 규모다. 3단 재배기마다 광합성 작용을 위해 LED 식물조명 총 720개를 설치했다. 현재 3420주의 설향딸기가 쑥쑥 자라고 있다.
강원도 삼척 폐교 중학교 스마트팜에서 재배 중인 딸기. 8년째 설향딸기가 사계절 내내 재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