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정책, 실패한 정치에서 통합 정책, 성공한 정치로
[높빛시론]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 소장
[고양신문] 정치의 목적 중 하나는 ‘공동체’의 통합이다. 성공적인 정치인을 뽑으라면,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을 생각한다. 링컨은 노예해방을 두고 분열된 북부와 남부를 통합시켰다. 조선을 위대하게 그리고 북으로 영토를 확장한 세종대왕, 분단된 동-서독을 통일하는 기여한 헬무트 콜(Helmut Kohl) 수상은 국가 통합을 실현한 성공한 정치인이다. 통합의 리더=성공적인 정치인이고, 분열의 리더=실패한 정치인이라 생각한다.
미국 일리노이주 공화당 주 전당대회가 열린 1858년 6월 16일, 공화당의 주 상원 후보로 선출된 링컨은 “분열된 집 연설(House Divided Speech)”을 하였다. 링컨은 30분가량 진행된 연설의 도입부에서 “내부적으로 갈라진 집은 버티어 설 수 없다(A house divided against itself cannot stand)”라는 신약성경 마가복음 3장 25절의 말씀을 인용하였다. 2000년 전 예수님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한 말이다. 링컨은 당시 노예제를 찬성하는 남부 주들과 노예를 자유민으로 해방한 북부 주들 사이의 첨예한 갈등이 미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분열은 구성원들 사이의 에너지를 충돌시켜, 공동체 발전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날려 버린다. 뿐만 아니라 분열은 구성원들이 서로 공격하게 하여 상호 피해를 입혀 공동체의 현상 유지를 어렵게 하는 이유이다. 결국 분열은 국가를 도시를 그리고 회사와 가정을 무너뜨린다. 이 명제는 사회과학적 진리라 할 수 있다.
본인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민선8기 이동환 고양시장의 ‘주교동 신청사 중단과 백석빌딩 신청사 이전’ 정책은 분열 정책이기에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한다. 첫째, 민선 7기 이재준 시장 시기 계획에 의하면, 주교동 고양시청 신청사는 2025년 올해 10월 완공예정이었다고 한다. 8월 19일 열린 ‘시민 주권 고양만민공동회 첫 번째 토론회’에서 임홍열 고양시의원이 전한 소식이다. 그런데 2025년 8월 현재, 신청사는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주교동 신청사 사업이 이동환 시장의 ‘백석빌딩 신청사 이전’ 정책 추진으로 4년을 허비한 것이다.
둘째, 이동환 시장의 ‘주교동 신청사 중단, 백석빌딩 청사 이전’ 정책은 고양시장과 고양시의회, 고양시 공무원들과 고양시의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분열 원인이 되었고, 원당 주민들과 백석 주민들간의 갈등의 불씨로 작용했다. 분열정책은 고양시의 행정과 정치를 다차원에서 분열시켰다. 주교동을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이 주교동 신청사를 중단한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은 ‘정치적 배임’이다. 이 시장의 분열 정책은 필연적으로 임홍열 시의원-이동환 시장의 대립을 만들었다. 분열 정책은 한 정파가 죽어야 다른 정파가 사는 적대적 제로섬의 성격을 가진다.
셋째, 분열 정책은 경제적 비용과 갈등 비용을 키웠다. ‘주교동 신청사 중단, 백석빌딩 신청사 이전’ 정책 추진의 명분은 “예산 절감과 경제성”이었다('고양시 신청사 결정에 대한 설명문' 고양특례시 2023년 1월). 그러나 주교동 신청사 추진 중단으로 인한 매몰 비용, 요진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으려 했던 496억원 중 백석빌딩에 청사 이전으로 인해 법원이 삭감한 배상액 194억원(고양신문 2025. 2. 13. '기부채납 요진 백석빌딩, 시청 고집에 손해 눈덩이'), 그리고 주교동 청사 당초 건립비 2950억원이 사업 지연으로 4500억원대로 증가한 것이다(고양신문 2025. 4. 25. '민주주의, 기회비용 다 날린 행정').
넷째, 분열 정책은 고양시 발전 동력을 소모시킨다. 공무원들은 ‘분열 정책’을 집행하느라 연일 업무 역량을 투여하고 있다. 2023년 감사담당관실은 2019년 이전에 실시한 ‘주교동 신청사 입지 과정’에 대한 감사를 하였고, 고양시의회에서는 사소한 문제에 감사까지 한다고 충돌하였다. 제2부시장을 필두로 한 신청사 건립단과 시예산부서와 공유관리부서 등도 시의회와 연일 법해석에 대한 공방을 3년 내내 벌이고 있다.
또한, 고양시의회 내부 분열이다. 2025년 3월 28일 고양시의회는 임홍열 시의원 등이 발의한 '고양시 신청사 건립사업 신속한 재개 촉구 결의안'을 표결 처리했다. 더불어 민주당 소속 17명의 시의원들(공소자, 권선영, 권용재, 김미수, 김운남, 김학영, 김해련, 문재호, 송규근, 신인선, 이종덕, 이해림, 임홍열, 정민경, 조현숙, 최규진, 최성원)과 무소속의 신현철 시의원, 국민의힘의 김영식 시의원이 찬성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11명 시의원들(고덕희, 김민숙, 김수진, 박현우, 손동숙, 엄성은, 원종범, 이영훈, 이철조, 장예선, 천승아)은 반대했다. 국민의힘의 고부미, 김미경, 안중돈 시의원은 기권했다. 고양시의회가 이동환 시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다수 시의원들과 주교동 신청사 조기 건립을 지지하는 민주당 중심의 시의원들로 분열된 것이다.
분열 정책은 이동환 시장의 2026년 5월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모양새다. 2025년 3월 17일 이 시장은 시정질문 답변에서 “백석 시청 이전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같은 자리에서 백석빌딩 ‘부서’ 이전을 발표하였다(고양신문 2025. 3. 19 '시청사 백석 이전 포기... 원안 추진은 불가'). 부서 이전이란 백석 벤처빌딩 용도 중 51%는 벤처시설로, 49%는 시청 부서 이전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주교동 신청사 포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고양시는 2025년 7월 11일 경기도에 백석빌딩에 시청 부서를 이전하는 '지방재정 경기도 투자심사 의뢰' 공문을 발송했다(고양신문 2025. 7. 30 '명칭 바꾸고 타당성 용역 재활용... 고양시 부서이전 재추진 논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민민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 ‘주교동 신청사 조기 건립’을 바라는 원당 시민들은 ‘신청사 원안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덕양주민 대규모 궐기대회’ ‘경기도청에 1만명 청원’ ‘이동환 주민소환 11만명 서명운동’ ‘경기도 감사 청구’ ‘이동환 시장 시청사 이전 위법행위 주민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고양만민공동회”의 한 발언자는 이동환 시장이 ‘큰 교회’를 찾아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동환 시장은 교인들에게는 지지를 얻어, 자신이 추진하는 ‘백석빌딩 청사 이전’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만드려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신청사 분열 정책은 민민갈등의 불씨로 증폭될 수 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3년간 자신이 추진한 정책이 ‘분열’을 본질로 하는 정책임을 깨달아야 한다. 분열 정책을 추진하면 할수록, 그것이 자신을 실패한 정치인으로 만든다는 진리도 알아야 한다. 분열 정책은 나아가 고양시를 무너뜨릴 것이다. 이제는 통합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통합 정책은 “주교동 신청사 조기 건립”과 백석빌딩에 “벤처 단지 개발”이다. 통합 정책으로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 고양시민, 고양시의원, 고양시 공무원 모두가 통합 정책을 위해 일한다면, 고양시는 더불어 사는 자치도시로 새출발을 할 수 있다. “분열 정책에서 통합 정책으로, 멈춰 선 고양시에서 전진하는 고양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