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화성시 공공버스 실험… 민영제 한계 넘어 도시 미래를 싣다

[창간 36주년 기획]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교통 전환이 답이다⑤

2025-08-23     남동진 기자

①고양시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지속가능 교통정책 방안
②공공교통 필요성과 마을버스 공영제 가능성
③고양시 내부 교통인프라 문제점 : 승용차 없는 일주일 체험
④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고양시 교통불평등  
⑤버스공영제 사례: 화성시 부분 버스공영제, 성동구 공공셔틀버스
⑥승용차 대신 대중교통 가능할까: 교통소외 지역 FGI 인터뷰
⑦고양시 도심 내 자전거 인프라 현황 및 문제점
⑧기후위기 대응 위한 지속가능 교통정책 연계 방안은
⑨지속가능한 교통도시 만들기 고양시민 토론회

[고양신문] 기후위기 시대,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바꾸기 위한 대안으로 버스 공영제가 주목받고 있다. 수익성 논리에 밀려 시민의 발이 묶인 교통 소외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성동구와 경기 화성시가 의미있는 실험에 나섰다. 두 도시의 사례를 통해 고양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서울 성동구에서 운영중인 성공버스(성동구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2노선 운행차량 모습.(사진제공= 성동구청)

‘성공버스’가 마을버스와 함께 달리는 법
서울 성동구 성공버스 사례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대중교통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민영제로 운영되는 마을버스 시스템은 수익성이 낮은 교통 소외지역의 공백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서울 성동구는 이러한 딜레마를 ‘성공버스’라는 새로운 공공 셔틀버스 모델로 풀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운행 1년도 채 안 돼 주민 만족도 87%, ‘성동구민이 가장 공감하는 정책 1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교통사각지대 해소와 ‘15분 도시’ 실현
성공버스는 성동구가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 방식의 공공시설 셔틀버스다. 기본적인 사업목적은 관내 주요 공공시설의 접근성을 높이고 어르신,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증진하기 위함이지만, 실제 도입 배경에는 좀 더 다양한 논의들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 마을버스 노선의 한계를 보완하고 교통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시민 누구나 공공인프라를 동일한 조건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성동구 관계자는 “성동구 구도심의 경우 마을버스가 아예 들어가지 않는 지역도 있을 정도로 교통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했다”며 “하지만 기존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되다보니 수익성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필요에도 불구하고 노선 신설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구상하게 된 방안이 바로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셔틀버스였다. 도입 전부터 성동구는 약 2년간 생활권 내 근거리 교통 데이터를 통한 주민들의 이동 현황 파악 및 대중교통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며 정책을 준비했다. 

성공버스 노선도 및 안내문(자료제공= 성공구청)

성공버스 도입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정책 기조인 ‘성동형 일상생활권’ 즉 ‘15분 도시’ 구축이라는 보다 큰 정책 구상과도 맞닿아 있었다. 성동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15분 내에 관내 공공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핵심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이동 수단이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의 설명처럼 성동구는 도시재생특별법에 고시된 지역거점 시설에 도달 최저 기준인 10분에서 30분 사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성공버스 노선을 만들었다. 적어도 공공서비스 이용에 있어서만큼은 주민들의 접근성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운행 1년, 주민 만족도 87%
작년 9월부터 본격 도입된 성동구 성공버스는 현재 3개 노선에 10대의 버스가 운행 중이며, 총 17명의 운전기사가 근무하고 있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7시20분부터 저녁 6시까지(주말 미운행)이며, 운영예산은 초기 비용을 제외하고 버스 한 대당 월 10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본격적으로 정책이 도입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작년 10월 운행 시작 후 3개월 만에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높은 재탑승 의사를 보였다. 또한 2024년 ‘성동구민이 가장 공감하는 10대 뉴스’에서 정책 부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용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개통 초기에 비해 약 6.8배 증가해 현재는 하루 평균 2000명이 넘는 주민이 이용한다. 

특히 기존 마을버스 노선이 없었던 용답동 주택가 주민들은 보건소 등 공공시설을 편하게 방문하게 됐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현장취재 당시 2노선 버스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그전에는 마을버스가 없어서 걸어서 버스를 타러 나가거나 집 밖을 잘 안 나갔는데, 성공버스가 생긴 뒤로는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수역 인근에서 승객들이 승하차하는 모습
성공버스 내부 모습

공영제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얻는 장점들도 여럿 있었다. 수익 중심이 아니다보니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한 유연한 노선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빅데이터를 통한 지역 주민의 이동형태를 적극 반영해 기존 대중교통망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노선을 개발했다는 점 등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열악한 민영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의 근무 환경과 달리, 구에서 직접 관리하며 처우 개선에도 신경 쓰고 있다 보니 기사들의 직업 안정감도 매우 높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승하차를 돕는 등 높은 수준의 친절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로 증명된 상생효과, 마을버스 이용객 7.18% 증가
성공버스 도입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공공셔틀버스라는 우회적인 방안을 택했다고 하지만 기존 마을버스 업체들의 반발은 클 수밖에 없었다. 갈등해결을 위한 성동구의 전략은 성공버스와 마을버스를 ‘경쟁’이 아닌 ‘보완’관계로 만드는 것이었다. 때문에 성동구는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는 골목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을 설계하고, 정류장 위치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성동구 관계자는 “사업구상단계부터 기존 마을버스 운수업체들과 지속적인 협의테이블을 가졌고, 특히 노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기본적으로 성동구의 마을버스 수송분담률이 낮았기 때문에 기존 노선 중복보다는 오히려 연계하는 노선을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성공버스가 기존 마을버스의 승객을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생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은 데이터를 통해 증명됐다. 지난 12일 성동구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성공버스 도입 이후 마을버스 전체 승차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7.18%(약 60만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증가율(2.36%)에 비해 약 3배 높은 수치로 성공버스가 마을버스 수요 확대를 견인했음을 보여준다. 

성공버스 도입 이후 마을버스 승객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성공버스와 노선이 일부 중복되는 마을버스의 승차 인원은 평균 7.96% 증가해 비중복 노선(4.78%)보다 3.18%p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성공버스를 통해 유입된 승객이 마을버스로 환승하는 흐름이 뚜렷하며, 기존 마을버스 이용량 확대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동구의 성공버스 정책은 주민편의뿐만 아니라 이동 거리를 줄여 탄소 배출을 감축한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관내 이동이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지역 내 소비가 촉진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성공버스는 단순히 무료 셔틀을 운행하는 것을 넘어, 민영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뚜렷한 정책적 맥락과 목적을 가진 모델”이라며 “향후 ‘공공 마을버스’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화성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화성시 공공버스. [출처=화성시민신문]


외곽·신도시 중심 ‘부분 공영제’, 현실적 해법
경기 화성시 무상교통·부분공영제 사례


기후위기 시대, 교통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버스 공영제’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 부담과 기존 운수업계와의 갈등은 지자체가 넘기 힘든 벽으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100만을 향해 가는 거대도시 화성시는 지난 2020년 ‘무상교통’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단순한 요금 지원을 넘어, 민영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버스 공영제’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화성시의 실험은 무엇을 남겼고, 고양시와 같은 다른 대도시에는 어떤 시사점을 던져줄까.
 

서울 1.4배 면적, ‘이동의 불평등’이 쏘아 올린 공
화성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 중 하나다.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 탓에 지역별 교통 인프라 격차는 극심했다. 동탄 신도시는 버스 노선이 촘촘한 반면, 외곽 지역 주민들은 버스를 한번 타려면 한참을 기다리거나 걸어야 했다. 민간 운수업체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비수익 노선을 기피했고, 대중교통 공급은 시민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는 시민들의 ‘이동권’에 대한 심각한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화성시가 ‘무상교통’과 ‘버스공영제’라는 정책을 꺼내 든 배경이다. 정책의 핵심 목표는 단순히 요금을 없애는 것이 아니었다.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관내 이동을 촉진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다층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김채만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중교통은 전기, 수도와 같은 사회 필수 서비스”라며 “수익성 논리로만 접근하면 교통 소외지역은 영원히 고립될 수밖에 없다. 공공이 책임지고 최소한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적 전환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화성시는 ‘대중교통 혁신추진단’을 신설하고, 부족한 노선을 채우기 위한 공영버스 도입과 함께 무상교통 정책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선결제 후환급’, 현실 벽 넘는 지혜
화성시의 무상교통은 ‘제한적 무상교통’ 모델이다. 2020년 11월 만 7~18세 아동·청소년을 시작으로,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만 19~23세 청년까지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모든 시민, 모든 버스가 아니라 사회 활동을 막 시작하거나(청소년·청년), 이동에 제약이 많은(어르신) 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 소개 홍보물.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선결제 후환급’ 방식을 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민들이 전용 카드로 버스 요금을 먼저 내면, 한 달 뒤 시가 관내 이동 요금만 정산해 현금이나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는 시스템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관내 통행에만 혜택을 집중시켜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정책의 성과는 뚜렷했다. 2022년 시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4%가 무상교통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혜택을 직접 받는 대상자의 만족도는 75.2점(100점 만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책 참여자들은 월평균 2만2926원의 교통비를 절감했고,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79.7점)고 평가했다. ‘교통비 부담 감소(46.5%)’와 ‘교통약자 이동권 보호(23.6%)’라는 정책 목표가 시민들에게 깊이 공감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순히 설문조사 결과에만 그친 것은 아니었다. 2021년 아주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성과평가에 따르면 화성시가 1년간 추진한 무상교통 사업을 통해 시민 14만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교통개선 및 경제활성화, 환경개선 등 연간 186억원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화성시 무상교통이 단순한 교통정책을 넘어, 시민의 삶을 바꾸고 도시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1년 아주대학교 연구팀이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의 경제성 분석을 진행한 결과 직간접성과를 포함해 총 185.9억원의 시민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와 과제, 공짜보다 중요한 건 ‘버스 공급’
화성시는 무상교통 정책과 함께 버스공영제 도입에 나섰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시민들이 화성시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버스 정책 1순위는 ‘요금 인하(13.5%)’가 아닌 ‘버스 공급 확대(48.45%)’였다. 배차간격을 줄이고, 노선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요금을 무료로 만들어도, 정작 타고 다닐 버스가 부족하거나 제때 오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김채만 위원은 “준공영제 방식은 결국 비용 문제로 민간업체와 갈등이 생기기 쉽다. 민간업체는 수익 창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기존 제도 안에서, 혹은 그 기준을 벗어나서라도 이윤을 추구하려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또한 “무상교통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지, 그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며 “무상교통을 통해 대중교통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노선 신설, 배차간격 단축 등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입의 명분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공영제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노선권 확보가 필요하다. 방법은 두 가지다. 노선을 신설하거나 혹은 기존 노선을 반납받거나. 때문에 화성시는 2021년 9월 민간 버스업체가 반납한 차량 25대를 인수하고 공영 노선을 4개 신설했다. 김채만 위원은 “당시 동탄신도시처럼 새로운 택지지구에 생기는 노선은 공공이 주도할 수 있었지만 기존 노선은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시에 반납을 하지 않는 이상 개입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다”며 “대안으로 추진했던 모델이 부분공영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2025년 8월 현재 화성도시공사는 총 108대의 공공버스(시내버스 92대, 마을버스 16대)를 운영중이다. 기존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버스노선을 보장하되, 수익성을 이유로 외면받는 외곽지역 버스노선에 대해서만 공공이 회수한 뒤 직접 운영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었다. 김채만 위원은 “경기도 특성상 면적이 크고 도농복합 형태를 띤 도시들이 많은데 그런 곳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화성시의 경우 단계적으로 500대까지 공공버스를 확대하는 걸 계획했는데 아직 100대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화성시 공공버스 개통식 모습. [출처=화성시민신문]
운영주체인 화성도시공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버스공영제


고양에 주는 교훈, 준공영제 넘어 ‘맞춤형 공영제’로
화성시의 실험은 같은 인구 100만 특례시인 고양시에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덕양구의 구도심과 일산 신도시 간 교통 격차, 서울로 출퇴근하는 광역교통 수요 등 화성시와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양시가 ‘왜 공공이 대중교통에 개입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양시에서도 도시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 방식의 누리버스가 있지만 아직 노선 수가 부족하고 전문인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김채만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필요할 때 탈 수 있는 버스”라며, 당장 재정 부담이 큰 전면 공영제나 무상교통 시행에 앞서 교통 소외지역의 공백을 메우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이미 운영 중인 ‘고양누리버스’를 활용한 부분공영제 확대다. 고양누리버스의 노선과 운행 횟수를 대폭 늘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것은,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복지 정책인 동시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승용차 이용 감축을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탄소중립 정책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단계적 접근은 고양시가 수립해야 할 ‘대중교통 마스터플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민간의 수익 논리에만 맡겨져 있던 버스 노선 결정권을 공공이 가져와, 모든 시민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화성시의 실험은 그 전환의 시작점이 ‘노선’과 ‘공급’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기후보도 취재팀 남동진 기자·김진이 전문기자·김현정 인턴기자

이 기사는 녹색전환연구소와 리영희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