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목잡는 정치갈등 멈추고, 고양 잠재력 살리자

고양상공회의소ㆍ고양연구원 주최 제5회 고양혁신전략세미나 '변화하는 고양시와 기업 대응 전략’ 심송학 고양연구원 이사 발제

2025-09-17     이로운 기자

 

제5회 고양혁신전략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에 함께 했다.

[고양신문] “고양시가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지역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제5회 고양혁신전략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심송학 고양연구원 이사는 고양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치와 행정 간의 대립’을 꼽았다. 이어 “갈아엎는 ‘이상한 싸움’을 멈추고 ‘좋은 싸움’으로 전환해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양상공회의소와 고양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변화하는 고양시와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했다. 이른 아침부터 기업인, 정치인,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현안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심송학 이사는 고양시를 ‘행정이 만든 오류의 도시’라고 규정했다. 정치적 갈등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존 사업을 백지화하고 갈아엎는 행태가 고양시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러한 행정 시스템과 정치적 대립이 수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CJ라이브시티 등 고양시의 핵심 사업들이 행정과 정치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줄줄이 지연되는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비가시적 분열세’를 고양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았다. 이어 인허가 절차의 비효율성으로 25년간 사업이 표류한 한류우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심 이사는 고양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삼중 규제’라는 무거운 족쇄를 풀고, 행정과 정치가 화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던 것을 국민의힘이 뒤집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던 것을 민주당이 뒤집는 과거의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고양시장 등 향후 정치적 주도권이 바뀌더라도 한 방향으로 힘을 모을 것”을 요구했다. 특히,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농지법 등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규제를 해결하고 경제자유구역, 킨텍스, CJ라이브시티, 테크노파크, 방송영상밸리 등 5대 핵심 축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이사의 발제에 이은 지정토론에는 도의원, 기업인, 교수 등 각계각층의 6인이 함께했다.

소통·협력, 고양시가 나가야할 방향
발제에 이어 명재성·이택수 경기도의원, 박병록 동국대학교 교수, 하성용 중부대 대학원장,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 조봉현 IBK연금보험 부사장 등 각계 전문가 6인이 참석해 고양시가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들은 행정, 정치, 기업, 학계가 서로 단절된 현실을 비판하며, 소통과 협력이야말로 고양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성용 중부대 대학원장은 고양시에서 고전하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파주로 옮겨간 창업회사 사례를 들며 “중부대, 항공대, 동국대 등 지역 대학들이 길러내는 인재들이 지역 기업과 연계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명재성 경기도의원은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같은 핵심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무적 한계를 꼬집으며, 고양시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병록 동국대 교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연구개발(R&D)과 생산보다는 고양시가 강점을 가진 ‘서비스’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국립암센터와 7개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 관광 산업을 활성화해 상가 공실률을 줄이고 외부 인구를 유입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택수 경기도의원은 “고양시는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된 교육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의 5개 특성화고와 4개 대학을 연계해 인재를 양성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 조례와 관련 “인천은 하도급 지역 업체 비율을 30%까지 강제한다”며 “고양시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이제 우리 몫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은 공무원들이 ‘감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소극적으로 일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념 문제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해 오른손과 왼손을 다 써야 한다”며, 향후 시민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를 냉정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봉현 IBK연금보험 부사장은 고양시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단절된 행정과 소통”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양시가 독일 뮌헨, 싱가포르, 일본 요코하마 등 선진 도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금융이 돌지 않으면 도시가 안 돌아간다”며, 지역 자체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고,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는 등 ‘금융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정, 정치, 갈등이라는 ‘세 가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 의회, 기업, 시민이 하나 되는 한 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가 질의 시간에 김수오 고양시 자족도시실현국장은 발제와 토론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삼중규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양시가 매력적이고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벤처기업 촉진지구 지정, 지식산업센터 업종 완화 등 규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변화하는 고양시와 기업의 대응 전략’이라는 목표 아래 정치, 행정, 기업인들이 모여 허심탄회한 소통이 이뤄졌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행정, 정치, 기업, 시민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원팀’이 될 때 고양시 산업에 미래가 있다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했다.

이날 세미나 추가 질의 시간에도 참석자들의 질문과 의견이 쏟아졌다. 
이상헌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