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다리 아픈 우리 아이, 크느라 아픈 게 아닐 수도 있다

유용우 한의사의 건강칼럼

2025-09-19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고양신문] 밤에 아이들을 재우려고 하면 다리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면서 주물러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주물러주면 아이들이 편해지면서 쉽게 잠이 든다. 이를 성장통이라 하는데 엄살 같아 그대로 두면 계속 다리를 아파하면서 잠이 들지 못하고 계속 보채는 모습을 보여 주물러 주면서도 걱정이 든다.

한의학에서 불통즉통(不通卽痛)이란 말이 있다. 즉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통증이 드러나는 것을 뜻하는데 성장통도 이에 해당한다. 어린이들의 성장통이 잠들 무렵에 드러나는 것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하기(下氣)가 원활해야 쉽게 잠이 든다. 즉 잠을 자려는 순간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기운의 흐름을 따라 정신(神)이 침잠되고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머리의 기운이 下氣 돼 아랫배로 내려가고, 아랫배의 기운은 발바닥으로 내려가면서 수면에 드는 것이다. 

그런데 다리에서 부분부분 흐름이 방해받아 정체되면 기운이 발바닥으로 내려가질 못한다. 내려가려 하지만, 흐름이 막히고 못 내려가면서 답답함과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답답함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견디기 힘들어진다. 이때 아픈 부위를 주물러 주면 답답함이 풀리고 순환되면서 통증이 경감돼 편하게 수면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어른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있는데, ‘하지 불안장애 증후군’이다. 순환이 정체돼 잠드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간신히 잠이 들어도 얇게 잔다.

대부분 성장통은 그러하지만, 때로는 다리에 실제 병증이 있어서 통증을 호소할 때도 있다. 한편으로 실제 뼈 성장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주변의 근육과 혈관 신경의 발달이 따라오지 못하는 불균형에 의한 통증도 존재한다.

성장통은 대개 뼈에 힘이 부족하고, 손발에 힘이 없어 근육과 관절에 부담이 되면서 순환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통증이다. 따라서 성장과 연결해 생각한다면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성장부진통’이라 할 수 있다. 성장통은 다음과 같이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구분 성장통
(너무 빨리 키가 커서 아픈 경우)
성장부진통
(크고 싶지만 못 커서 아픈 경우)
아픈 부위 발뒤꿈치 무릎, 종아리, 발목
통증 형태 주기성을 띤다. 보통 3주 혹은 3개월에 한 차례 심하게 아프다가 통증이 깔끔하게 사라진다. 수시로 아프다. 걷는 것을 싫어하고 힘들어한다. 복통을 같이 호소하는 아이가 많다.
결과 통증이 지나간 후 실제 키가 자란다. 평균보다 키가 크다. 아픈 이후에도 키가 크지 않는다. 평균보다 키가 작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성장통의 원인을 ‘기체증’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운의 정체를 풀어주면 성장통은 쉽게 사라진다. 아이가 잠들 무렵 엄마가 주물러 주는 것도 실제로 기운의 정체를 풀어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체증의 발생 원인을 정리하지 않으면 다시 반복된다. 따라서 기체증의 원인을 살펴 이를 정리하고 다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기체증은 소화 기능의 정체, 과도한 운동, 기분의 정체, 단전의 정체 등 다양하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드러나는데, 허리 이하 고관절, 무릎,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바닥 등에 통증이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드러나는 성장통은 아이들의 컨디션과 근력, 회복력, 운동 부하 등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드러난다. 컨디션이 극도로 나쁘거나 많이 걸은 날 혹은 운동한 날에 드러나는 가벼운 성장통은 일상에서 흔히 드러날 수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관리가 요구되는 통증은 잠들 무렵 드러나는 야간 성장통이다. 즉 잠들 무렵 하기(下氣)가 이루어지지 못해서 다리가 아프면서 잠들지 못하는 통증은 수면의 질까지 훼손하기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

가장 심각한 통증은 잠자다가 도중에 깨서 울면서 통증을 호소하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통증을 호소하는 수면성장통이다. 즉 잠자는 동안 회복이 안 되는 모습으로, 누적된 부담을 받을 수 있어 점점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아이가 다리 아프다고 할 때는 무시하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이나 병원을 꼭 찾기를 권유한다.

유용우 유용우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