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자전거호텔, 지구온난화 대응의 길을 찾다
[특파원 생생통신] 친환경 자전거호텔 중심 '걷고 타는' 도심 교통 재편 유럽 그린시티 오슬로, 친환경 모빌리티 허브로 자리매김
[고양신문] 북유럽 복지국가 노르웨이가 도시 교통 문제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독창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바로 ‘자전거호텔(Sykkelhotell, Bicycle Hotel)’이라 불리는 자전거 주차ㆍ보관 시설이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Oslo) 인근 수도권 비켄주(viken fylkeskommune) 지자체는 인구 밀접 지역의 교통난 해소와 도심 환경 개선을 위한 일환으로 차 없는 구역, 내연 기관 차량 출입제한 조치 등 다양한 피오르드 시티(Fjord City)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대중교통 역사 인근에 자전거 호텔 도입으로 많은 호응을 받고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오슬로(OSLO) 중앙역, 드람멘(Drammen)역, 릴레스트룀(Lillestrøm)역, 오스(Ås)역 등 수도권 인근에 조성된 자전거호텔이다. 이곳은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 거점에 위치해 있어 출ㆍ퇴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곧바로 열차나 버스로 환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호텔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전거 보관 환경은 쾌적하고 안전하다. CCTV 보안시스템과 자동잠금 장치와 앱을 이용한 출입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도난 우려를 최소화하고, 일부 시설에는 전기자전거 충전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오슬로 인근 지자체의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을 생각하는 자전거호텔이 오슬로가 친환경 모빌리티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자동차 중심의 이동 방식을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의 결합형으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수도권 도심 혼잡을 완화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오슬로 인근 도심 내 자전거호텔은 단순히 자전거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도시 구조를 자동차 중심에서 '걷고 타는' 방식으로 재편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노르웨이 정부는 2030년까지 교통 부문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전거호텔, 오슬로 자전거 공유 시스템(Oslo Bysykkel)을 포함한 다양한 녹색 인프라 확충을 추진 중이다.
한편 자전거호텔은 반응이 좋아 오슬로 외곽지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오슬로(OSLO)의 기후 및 에너지 감축 전략의 핵심 요소는 대중교통 서비스 인근의 자동차 통행과 주차를 최소화하고,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대중교통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친환경 그린시티(Green City)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노르웨이 남부 오슬로 중앙역사 광장 아래 내부공간에는 친환경 자전거호텔과 전기 자동차 주차장이 함께 공존한다. 이러한 노력은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교통 부문 배출량 감축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자전거호텔과 같은 친환경 교통 연계 정책을 대한민국을 포함한 도심 교통 혼잡 국가들에서 적용해보면 어떨까? 지하철역, 버스터미널과 연계된 자전거호텔을 도입하면, 시민들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대중교통’이라는 저탄소 이동 수단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한편 대자연과 어우러진 노르웨이 북부 지역엔 대중교통과 연계된 자전거 보관 시설인 자전거호텔보다는 소규모 자전거 보관소가 대부분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다시금 나무들도 하나 둘 낙엽을 떨구며 기나긴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낙엽과 어우러진 키다리 자전거 그림자가 조화롭기만하다.
세계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노르웨이 자전거호텔 사례는 도시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지 작은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과 하나되는 교통 체계의 혁신이 곧 지구 환경을 살리는 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