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문 닫는 도서관,
시민 생활패턴과 맞나

[청소년이 바라는 고양시]

2025-09-25     박하영 고양시청소년의회의원
박하영 고양시청소년의회의원(백마중)

[고양신문] 오늘날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아동의 자기주도 학습, 창의성 발달, 독서 습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이에게 도서관은 가정과 학교 밖에서 배움을 이어가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키워가는 제3의 배움터다. 그러나 현재 고양시 어린이 도서관은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어 많은 아동과 청소년이 불편을 겪고 있다.

도서관법 제5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격차를 해소하며, 누구나 평등하게 지식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고양시 20개 시립도서관의 어린이 자료실은 6시에 운영을 종료한다. 본관은 열려 있어도 어린이 공간만 닫히는 경우가 많아, 맞벌이 가정이나 방과 후 늦게 시간을 내는 학생들에게 사실상 제약이 된다. 이는 시민들의 생활 패턴과 운영 시간이 맞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맞벌이 부모는 퇴근 후 자녀와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어도 이미 문이 닫혀 있다. 학생들 역시 학원 등 방과 후 일정이 끝나는 시간이 대부분 저녁이어서, 실제 수요와 운영 시간이 어긋난다.

서울의 일부 도서관은 이를 개선하고 있다. 양천구 개울도서관은 어린이 자료실과 프로그램실, 종합자료실을 밤 10시까지 개방해 아동과 청소년이 충분히 이용하도록 한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학습권과 문화권을 보장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고양시도 이러한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참고 이미지

우선 시범 사업으로 주엽 어린이 도서관, 행신 어린이 도서관 등 이용률이 높은 어린이 도서관 5곳 정도의 운영 시간을 8시까지 연장하고, 만족도 조사와 설문을 통해 반응을 살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어린이에게 도서관이란 어떤 공간일까? 그곳에서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성찰하고 가능성을 키워간다. 그러나 도서관의 운영 시간이 지금과 같이 제한되어 있다면, 아이들이 이러한 성장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이용 시간을 연장하는 일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아동의 문화 생활과 학습권을 보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도서관의 문이 더 오래 열릴 때, 아이들의 상상력과 꿈 또한 더 멀리, 더 깊게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의 불빛이 꺼지지 않을 때, 우리의 미래도 더욱 밝게 자랄 수 있다. 지금 우리의 작은 결정 하나가 미래 세대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