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송 취락지구 161명 ‘주거 개선’ 진정서 제출

2025-10-09     이로운 기자

국토부 ‘동시 개발’ 훈령에 묶여
낡고 불안한 주거환경 못 벗어나
“2035 기본계획에 포함” 요구 
시 “국토부 지침 안 바뀌면 불가능”

삼송 취락지구 지역 대표 6명이 지난달 30일 고양시청 도시계획정책관을 찾아 지역의 답답한 현실을 토로하고 161명이 서명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양신문] “그린벨트에서 풀린 지 20년. 하지만 소방도로조차 없어 불안하고 낡아가는 주거환경 속에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주변 신축 고층 아파트를 보면 상대적 박탈감도 느낀다.”

삼송동 일원 주민 161명은 지난달 30일 ‘노후불량주택 주거환경 개선’ 진정서를 고양시청에 접수했다. 마을 대표단 6명은 이날 고양시 도시계획정책관을 찾아가 ‘2035 고양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의 생활권 계획에 삼송동 135-82, 24-35번지 일원을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년간 국토부 훈령에 막혀 수차례 좌절된 지역 개발을 고양시의 생활권 계획 수립을 통해 해결해달라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주민들은 당장 개발이 안 되더라도 ‘개발 가능한 땅’으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2035 고양 도시계획’ 반영 기한이 사실상 올해 마감돼 주민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절박함을 보이고 있다.

삼송취락 해당 지역은 약 13만 평에 달한다.
삼송역 인근 스카이뷰

‘동시 개발’ 훈령에 갇힌 13만 평 마을
삼송 취락지구는 2007년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약 13만 평 규모의 단일 대규모 집단취락 지역이다. 하지만 주변이 고층 아파트와 상업 시설로 채워지는 동안에도 개발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마을 대표단 남수진 위원장은 “집이 낡아 비가 새고 겨울엔 방한이 안 돼 추위에 떠는 가구가 태반”이라며 “총 500여명의 토지주 가운데 단 3~4일 만에 161명이 이번 서명에 참여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마을은 노후 불량 건축물 비율이 65~80%에 달하지만 국토부 훈령(개발제한구역 조정 수립지침)에 묶여 건축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당 훈령은 정비사업 시 ‘단일 집단취락 해제지역 중 정비사업구역에서 제외되는 지역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전체 동시 개발 의무’가 20년 난제의 핵심이다. 삼송 취락지구 주민들은 “딱 그 한 문장 때문에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훈령은 그린벨트 해제 당시 300호 이상인 대규모 집단취락에 대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정비사업 시 지방자치단체나 주민 조합 등 특정 사업시행자만 나설 수 있도록 절차를 까다롭게 규정한다.
이에 주민들은 상위 기관의 훈령이 야기한 구조적 문제를 고양시 권한인 생활권 계획 수립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이번 진정서를 접수했다. 고양시가 도시기본계획에 삼송 취락지구를 포함시키면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활용해 국토부 훈령의 한계를 우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정법에 따르면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재개발이 가능한데 국토부 훈령 제약없이 용도지역 상향(제1종 일반주거지역 → 제2종 일반주거지역) 등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기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고양시 “국토부 지침이라 좀 더 기다려야” 
반면 고양시는 “국토부 지침이 바뀌지 않으면 시 차원에서도 부분 개발 허용이 불가능”이라며 “상위 법령에 묶여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들은 그간 국토부에 훈령 개정을 건의하는 등 노력을 했으나 “아직 국토부 결정을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삼송 주민 대표들은 “우리는 충분히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라며 “주민들이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니, 시가 응답할 때”라며 “더 적극적인 자세로 주민들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삼송 취락지구 주민들이 제출한 진정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