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누리길 걸으며 창릉천 ‘위급신호’에도 귀 기울여봐요
고양바람누리길겉기축제 25km 생태적 시선으로 미리 걸어본 창릉천
온난화가 부채질하는 생태교란종 확산
갈수록 잦아지는 극한 호우 흔적 곳곳
“함께 걷고, 생태적 안목도 충전하고”
[고양신문] 고양의 아름다운 가을길을 이웃과 함께 걷는 ‘고양바람누리길걷기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009년 처음 걷기축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고양시민이 사랑하는 명소인 일산호수공원과 행주산성, 북한산을 하나의 코스로 이어 한나절 동안 함께 걷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다. 그러다가 한강과 창릉천 물길이 도시의 생태적 숨통을 터주는 생명의 바람길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이후 걷기축제는 ‘함께 걸으며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행사’로 자연스레 방향이 잡혔다.
걷기축제에 참가하며 얻는 재미와 보람은 저마다 다양하다. 함께 걷는 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목표 달성의 기쁨을 인증샷으로 남기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창릉천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생태적 관점에서 관찰하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징후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소가 바로 하천이기 때문이다. 행주산성부터 북한산이 조망되는 지축지구까지, 걷기축제에서 지나게 될 물길을 미리 걸어보며 창릉천이 보내는 ‘위급신호’들을 차례로 만나보았다.
아름다운 경관 뒤덮은 외래종 식물
창릉천이 한강과 합류하는 덕양산 기슭은 바람누리길과 행주산성누리길, 수변데크길, 한강자전거길이 만나는 나들이 포인트다. 하지만 주변 식생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이 토종 식물들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매석교공원에서는 수년 전부터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축제가 열리고 있다. 화사한 계절꽃과 탁 트인 개방감이 어우러져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지만, 생태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갈대와 물억새 같은 수변식물들이 뿌리내렸던 자리를 꽃밭에 내어준 셈이고, 꽃씨들이 한강으로 흘러들면 하류의 장항습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이 시들고 나면 한철 용도를 다하는 셈이니, 꽃씨가 여물기 전에 꽃밭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화도교까지 이어진 구간의 둑방과 자전거도로 주변에는 어마어마한 가시박 군락이 경사면을 점령했다. 가시박이 수년 전부터 키 작은 관목들을 잡아먹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버드나무는 물론 둑방 위의 키 큰 나무들까지 속수무책이다.
생태교란종의 창궐은 기후변화와도 연관된다. 폭염·폭우와 같은 가혹한 기후가 토종식물들에게는 고난이 되지만, 생존력 강한 가시박과 단풍잎돼지풀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토종식물을 압도하는 번식력으로 주변 식생을 점거하는 외래식물을 억제하기 위해 지자체와 시민봉사자들이 매년 적잖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부유 쓰레기, 불법 경작
하천변에 상존하는 환경적 과제들도 여전하다. 나무 밑동이나 다리 교각에는 지난 여름 홍수 부유물이 여지껏 걸려있고, 안쪽 풀섶을 들추면 치워지지 않은 부유쓰레기들이 얹혀 있다. 하천 부지를 불법 점유한 경작 행위도 여전히 곳곳에서 눈에 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어선 안 될 풍경이다.
원흥지구가 가까워지면 좌우로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창릉신도시 개발구역이 눈에 들어온다. 창릉천 물길 중 약 5㎞를 점하는 창릉신도시 개발은 창릉천 중·하류의 미래 풍경을 바꿔놓을 가장 큰 변화 요소다. 전문가들은 신도시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새롭게 정립된 생태·환경적 관점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친수시설 기준과 설계 새롭게 고민해야
삼송지구는 창릉천에서 친수공간이 가장 잘 정비된 구간이다. 하지만 극한호우가 잦아지며 여름철 친수시설 파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200년 빈도’의 강한 비가 순식간에 쏟아져 삼송과 지축을 연결하는 보행자도로가 수백m 유실되기도 했다.
25㎞ 코스의 종착점인 지축8단지 앞 창릉천변 녹지공원에서도 여름 폭우에 하천 둔치가 깎여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목도된다. 극한 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측이라면, 수변 친수시설에 대한 새로운 기준과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창릉천 곳곳에서 목도되는 다양한 과제들에 주목한다고 해서 걷기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고양의 아름다운 가을길을 두 발로 걸으며 생태적, 환경적 안목까지 충전한다면 일거양득이다. 올해 걷기축제가 참가자들에게 여러모로 소중한 시간이 되면 좋겠다.
<축제 참여 정보>
출발 시각: 11월 1일(토) 오전 9시 (집결 : 오전 8시 30분~)
준비물 : 물, 간식, 모자, 운동화, 도시락(25㎞ 코스 참가자는 필히 지참)
※ 깨끗한 걷기 문화를 위해 쓰레기는 개인이 되가져갈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신청 https://forms.gle/a625GtGZFKkjQhRb9 또는 고양신문 홈페이지, QR코드 접속 후 신청
문의 031-963-2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