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연계한 '진로수업 정례화' 필요하다

청소년이 바라는 고양시

2025-10-23     송부경 고양시청소년의회(신일중)
송부경 고양시청소년의회(신일중)

[고양신문] 청소년의 진로 고민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질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나 또한 중학생 때부터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지금까지도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고 있다. 대학교 진학 문제 역시 중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받는 진로교육은 여전히 단순한 정보 전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터넷 검색이나 진로사이트로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수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적성과 흥미에 맞는 길을 깊이 탐색할 기회는 부족하다.

교육부의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약 60%의 학생들이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중학생 참여율은 34.1%, 고등학생은 15%에 불과하다. 즉, 10명 중 6명은 체험을 원하지만 실제로는 3명만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만 9세부터 18세까지의 고양시 초·중·고 청소년들이 매달 하나의 직업을 주제로 선정해 현장 체험과 수업을 병행하는 ‘진로수업 정례화’를 제안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학교는 사전에 학생들의 선호 직업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실제 현장에서 체험하게 한다. 이후 체험 내용을 진로일지에 정리하고, 같은 체험을 한 친구들과 토의하며 서로의 생각과 배운 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듣고 끝나는 진로교육이 아니라, ‘체험–기록–토의–학습’이 순환되는 경험 중심 진로교육이 된다.

 챗 GPT로 제작한 이미지

진로교육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는 경험의 연속이다. 2019년 한국직업교육학회가 초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의 직업체험 연구에서도 진로 흥미와 자기 효능감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험 중심의 교육이 정례화돼 전국으로 확산되면, 더 많은 청소년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진로는 미래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를 미리 만나보고,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예측’만 해서는 안 되며, 미래는 직접 ‘창조’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교실 안에서만 배우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와 연결되고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할 수 있는 존재이다. 진로교육은 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