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농사 짓는 재미, 노랫말로 술술

박명숙 벽제중앙음악학원장

2025-10-23     박영선 기자
박명숙 원장이 좌충우돌 텃밭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적은 노랫말을 보여줬다.

[고양신문] 벽제중앙음악학원을 30년 넘게 운영하는 박명숙 원장은 2023년 7월부터 텃밭농사 짓는 재미에 푹 빠졌다. 틈틈이 끄적여 4곡의 노랫말을 완성했다. “새벽형으로 습관이 바뀌었는데 일단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텃밭으로 발걸음이 간다”고 한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그가 흙에 관심을 쏟게 된 건 작은 화분 하나를 가꾸면서부터다. 화분에 심은 상추 새싹이 너무 귀여웠고 흙 촉감이 좋았다. 화분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자 그의 이모가 200평 밭을 선뜻 내줬다. “재미있게 작물 가꾸며 즐거움을 찾아보라”는 말과 함께. 유튜브와 자료를 찾아보며 본격적으로 텃밭농사에 발을 들인 그는 농사일지까지 작성할 정도로 진심으로 농사를 지었다.
 
박 원장은 “내일은 무얼 심을까, 이런 생각으로 밤잠도 설치고, 학원 레슨시간도 조정해가며 밭으로 달려가곤” 했다. 바비큐 전문 음식점에 부탁해 참나무 재를 모았고, 방앗간에서 얻은 깻묵, 쌀농사하는 지인에게서 얻은 미강, 카페에서 나온 커피가루, 제과점에서 받은 계란껍질, 행정복지센터의 EM, 오빠 회사에서 받은 계분, 농협에서 구입한 퇴비 등 무려 8가지를 한 번에 땅에 공급했다. 
사람이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되듯 땅도 영양분 과다 공급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다. 토마토, 오이 등이 웃자라고 풀이 나무로 변했다. 작물에 주는 물도 해가 진 후가 아니라 한낮에 줬다가 잎사귀가 태양에 노랗게 익어버리기도 했다. 쪽파 종자를 거꾸로 심어서 새순 잎이 땅으로 들어가버리기도 했고, 밭 한가운데 심은 호박 넝쿨이 뻗어나가 다른 작물들 성장을 막아버린 일도 있었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으로 실수를 바탕으로 더 농사에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올가을부터는 농사일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이러한 좌충우돌 농사체험기는 작사로까지 이어졌다. 그중 ‘나의 농사이야기’는 생생한 농사에 대한 경험담이 그대로 담겼다. ‘또 다른 하루를 선물해, 한 포기 한 포기 늘어나는 꿈 웃으면서 오늘도 농사 시작해~’라는 노랫말이 정겹다.
이제 농사 짓는 감을 조금 잡았다는 박명숙 원장은 “10월 초순에 마늘 종자인 주아를 360개 심었고, 양파도 10월 말 심을 예정”이라며 농사 계획을 들려줬다.

텃밭농사 짓는 재미를 담은 곡.
초보농사꾼이지만 올해 땅콩 농사는 제대로 지었다.
고구마는 가늘어도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