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방사선 사진이 ‘걱정’ 아닌 ‘안심’인 이유

오세은 사과나무치과병원 보철과 과장의 건강칼럼

2025-10-24     오세은 사과나무치과병원 보철과 과장
오세은 사과나무치과병원 보철과 과장

[고양신문] 치과에 가면 ‘파노라마 사진을 찍겠습니다’ 혹은 ‘치근단 사진이 필요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런데 방사선이라는 단어 때문에 괜히 겁이 나거나 몸에 해롭지 않을지 걱정돼 촬영을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치과에서 찍는 방사선 사진은 생각보다 훨씬 안전하다.

먼저 수치를 한번 비교해 보자. 파노라마 촬영 한 번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약 9~26마이크로시버트(μSv), 치근단 사진 한 장은 1~8μSv 정도다. 감이 잘 오지 않으실 수 있는데, 사람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늘, 땅, 음식 등을 통해 1년에 약 2400μSv의 자연 방사선을 받는다. 하루에만 수십 μSv씩 쌓이는 셈이다. 치과 방사선 사진은 그 하루 치와 비슷하거나 더 적은 양으로 일상에서 받는 양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질병관리청 조사에서도 치과 촬영으로 인한 1인당 연간 평균 방사선량은 0.02밀리시버트(mSv)에 불과했다. 전체 의료 방사선 노출량 중 0.6%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흉부 X선 촬영이나 전신 CT 검사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안전을 위한 장치와 제도도 잘 마련돼 있다. 모든 치과에서는 납 앞치마와 갑상선 보호대를 착용해 불필요한 부위의 노출을 줄이고, 디지털 센서를 사용해 예전 필름 방식보다 방사선량을 크게 줄였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진단 참고 수준(DRL)이라는 기준을 마련해 검사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높은 방사선이 나오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사진들이 단순히 ‘검사 차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노라마 사진은 치아와 턱뼈, 턱관절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충치, 사랑니, 턱뼈 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근단 사진은 치아 뿌리 끝과 잇몸 조직까지 자세히 확인해 신경치료가 필요한지, 염증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이런 검사를 통해 불필요한 치료를 막고 더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짧은 순간,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 얻는 정보는 우리의 치아 건강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걱정보다는 ‘안심’이 더 맞는 표현이다. 치과 방사선 사진은 불필요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든든한 조력자다.

오세은 사과나무치과병원 보철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