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보호받고
교사는 존중받는 학교여야
청소년이 바라는 고양시
[고양신문] “교사는 참아야 한다." 이 말이 여전히 교실 안의 암묵적 규칙으로 작동한다면, 우리는 진정한 교육을 이야기할 수 없다. 교사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학생들의 욕설과 폭력,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요구 앞에서 교사는 침묵한다. 그 침묵은 두려움에서 비롯됐고, 교육 전체의 근간을 흔든다. 교사는 더 이상 교실에서 존중받는 존재가 아니다. 수업 중에도 불안함을 안고, 학생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그 속에서 ‘제대로 된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학부모 민원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압박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교권 보호 4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법이 바뀌었음에도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로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두 학부모가 약 1년 6개월 동안 수십 건의 민원을 반복하며 담임교사를 여섯 차례나 교체하도록 만들었다.
최근 경기도 수원시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이 수업 중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실은 교사의 권리를 보호하고 안전한 학습 환경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준다. 더 이상 일부 교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만들어 낸 시선과 침묵의 결과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사는 누구에게 보호받아야 하는가? 지금의 교육은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우리가 바라는 교실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고. 교권은 단지 교사의 권리를 지키는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환경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교사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심리적 안정 속에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는 교실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출발점이다. 교사도 사람이다. 교사는 감정 없는 존재가 아니다. 수십 명의 학생을 마주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고 애쓰는 존재다. 그러나 지금 그 진심은 ‘신고’ ‘민원’ ‘녹음’ ‘고소’라는 단어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있어야 한다. 학생이 보호받는 학교가 중요한만큼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도 중요하다. 이제는 교사의 침묵이 아닌, 사회의 응답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우리 청소년과 우리 모두의 인식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교권 회복은 결국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내가 바라는 교실은 두려움이 아닌 신뢰로 이어지는 공간이다. 그 안에서 비로소 배움이 자라고, 진심이 통하며, 사람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그 단순한 진실이 지켜지는 세상이, 내가 바라는 교실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