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턱 높이는 생명과 재산 지키는 작은 ‘방어선’
이광수의 교통안전 칼럼
[고양신문]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서는 순간을 경험한다. 발끝에 느껴지는 10~25cm 정도의 높이 차이.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치지만, 이 작은 높이차는 단순히 보행자와 차량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의 안전을 지키고 도시기반시설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차량이 인도를 침범하는 위험이 여전히 크다. 상가 밀집 지역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나 배달 차량이 인도로 올라서는 일이 빈번하고, 폭이 좁은 이면도로에서는 차량이 보행공간까지 침범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 턱은 보행자와 차량의 이동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는 동시에 차량이 보행공간으로 진입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도 턱은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첫 번째 방어선이자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처럼 인도 턱의 높이는 차량의 급한 진입을 막아주는 중요한 안전장치로서 그 역할이 매우 크다.
인도와 차도의 높이차는 도시기반시설을 보호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특히 집중호우가 잦아진 최근 기후 환경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장시간 비가 내리면 차도의 배수가 지연되며 물이 고이는데, 인도가 차도보다 낮다면 빗물이 그대로 상가나 주택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 실제로 인도 턱이 낮거나 파손된 지역에서는 장마철마다 침수 피해가 반복되곤 한다. 따라서 인도 턱은 보행자의 안전과 재산을 동시에 지키는 이중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부 구간에서는 인도석이 낮거나 경사로가 과도하게 설치돼 차량이 쉽게 인도로 진입할 수 있을 수가 있다. 특히 상가 앞 주차를 위해 인도 턱을 임의로 낮춘 곳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구간에서는 보행자 안전뿐 아니라 침수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또한, 노후화된 도로에서는 인도석이 파손되거나 내려앉아 본래 기능을 잃은 곳도 많다. 휠체어 이용자나 노약자를 위한 경사로조차 잘못 설치되면 오히려 차량 진입을 쉽게 만들고, 빗물 역류의 통로가 되어 침수 위험을 높이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결국, 인도석의 적정 높이 유지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도로 관리 당국은 정기적으로 인도석의 높이와 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상가 주차를 위한 무분별한 인도 턱 낮추기는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 불법 개조된 구간은 신속히 원상 복구해야 하며 교차로나 횡단보도 부근에는 볼라드나 차량용 방호 울타리 등 추가 안전장치를 설치해 이중 보호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경사로는 장애인과 노약자의 편의를 위해 필요 구간에만 설치하고, 그 외 구간에서는 인도석 높이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침수 취약 지역에서는 인도석 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작은 턱 하나가 생명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한다. 인도와 차도 사이의 높이차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고 도시의 침수를 막아주는 다목적 방어선이다. 우리 모두 이 작은 높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행자 중심의 안전하고 쾌적한 거리를 만들어가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도 당연하게 걷는 그 인도가 누군가의 세심한 배려로 만들어진 안전 공간임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