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프리즘] 궁금해요, 고양시!
[고양신문] 고양시 지도를 보면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날개를 펼친 독수리 형상을 닮았다. 그렇다면 문제 나간다. 지도에서 독수리 머리와 꼬리, 양날개 끝에 해당하는 동네 이름은 각각 무엇일까? 다시 말해 고양시 동서남북 끝지점의 법정동을 맞춰보라는 질문이다. 답은 3분 후에 알려드리겠다.
사실 위 문제는 17일 진행된 123회 고양포럼 ‘회원의 밤’ 순서 중 하나였던 ‘궁금해요 고양시!’ 퀴즈대회에서 출제됐던 항목 중 하나였다. 어쩌다가 고양포럼 총무 역할을 맡고 있는 기자는 포럼 회원들의 첫 친교모임 자리로 기획된 회원의 밤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진행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아이스브레이크 콘셉트로 고양시의 지리와 역사를 소재로 퀴즈대회를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제 자료는 무궁무진했다. 그동안 고양신문에 올렸던 기사들에서 찾아내면 되니까.
우선 몇 개의 카테고리를 잡았다. 일단 고양시 지도를 보고 맞추는 문제 두어 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북한산성 관련 문제 서너 개, 고양의 대표하천인 한강과 창릉천도 빼놓을 수 없고, 1번 국도 통일로 문제도 내볼까? 맞아, 88올림픽도 재밌는 소재가 많지…. 문제를 낼 때 사진을 힌트로 첨부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 관련 기사에서 사진도 하나 둘 다운받았다. 그렇게 늦은 밤까지 고양의 흘러간 시공간을 들락거리며 재미나게 출제를 완료했다.
그런데 막상 회원의 밤에 오신 분들 면면을 살펴보니 좀 걱정이 됐다. 대부분 지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이 많은 분들이고, 수십년 토박이 어르신들도 여러 명. 퀴즈라는 게 너무 어려워도 문제지만 난이도가 낮아도 재미가 없게 마련인데, 내가 뽑아온 문제들을 너무 손쉽게 맞춰버리면 어쩌지? 수능 출제 위원들의 고민을 이해할 것 같았다.
하지만 고맙게도(^^) 우려했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정답을 빨리 맞추지 못하고, 엉뚱한 오답이 오간 문제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앞서 예시로 든 문제도 대여섯 명이 정답에 도전했지만, 4곳 모두 정답을 맞춘 사람이 없어 차점자에게 어거지로 선물을 줘야 했다. 결과적으로 퀴즈대회가 제법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진행자 입장에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퀴즈대회가 끝난 후 몇몇 사람들에게 문제가 어려웠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분명히 한 번쯤 들어본 얘긴데, 막상 입에서 답이 안 튀어나오더라”는 답이 돌아왔다. “퀴즈로 풀어보니 머리에 잘 들어온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대부분의 이웃들이 고양시의 역사·지리·문화 정보에 대해 잘 모르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고양군이 고양시로 승격한 해가 1992년이고, 창릉천의 옛 이름이 덕수천이고, 창릉천 하구에 서 있는 등록문화재 이름이 고양행주수위관측소라는 사실을 일반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배워보면 고양에 사는 재미가 더해지지 않을까. 사람도 취미도 도시도, 아는 만큼 아끼게 되는 법이니까.
실제로 ‘궁금해요 고양시 퀴즈대회’ 콘셉트를 송년회나 소모임 등 다른 행사에서도 또 해보자는 제안도 들어왔다. 적당한 자리가 마련된다면 당연히 ‘예스’다. 모임의 성격이나 연령대,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퀴즈 출제 가능하다. 몰론 단순히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퀴즈를 통해 고양의 소소한 역사와 정보를 배워보려는 자세를 기대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앞에서 질문한 퀴즈의 정답은 동서남북 순서로 효자동, 구산동, 덕은동, 벽제동이다. 대개 효자동과 덕은동은 맞췄지만, 구산동과 벽제동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퀴즈를 열심히 내서 두 동의 인지도를 끌어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