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성인병과 치매, 일상의 음식으로 치유해요”

‘푸드닥터’ 한형선 약사, 건강넷 월요시민강좌 “음식, 스트레스 조절 통해 건강 회복 불규칙적이고 질 낮은 서구식단 대신 초콩, 발효식품 등 꾸준히 섭취해야”

2025-11-25     박경만 기자
한형선(가운데) 약사가 지난 24일 일산서구 주엽동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월요시민강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신문] ‘푸드닥터’로 잘 알려진 한형선 약사(한약학 박사)는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3대 성인병과 치매를 일상에서 먹는 음식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충북 충주에서 운영하는 약국은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세끼 음식을 안내하는 일을 하는데 암환자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한 약사는 지난 24일 오후 7시 일산서구 주엽동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건강넷·고양신문·사과나무의료재단 주최로 열린 월요시민강좌에서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음식을 꾸준히 먹고 환자의 질병이 완치되거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30년간 지켜보면서 ‘내가 가는 길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3대 성인병과 혈관 건강’이란 제목의 강의에서 고혈압·고지혈증·고혈당과 치매 등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불규칙적이고 질 낮은 서구식 식단과 스트레스를 꼽았다. 

한형선 약사가 지난 24일 건강넷, 고양신문, 사과나무의료재단이 공동 주최한 월요시민강좌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형선 약사가 3대 성인병과 혈관 건강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한 약사에 따르면,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3대 혈관질환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있으며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는 대사질환의 공통원인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인슐린의 저항성,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만드는 악순환을 음식을 통해 끊고 대사 혈관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약사는 “과거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생로병사 단계를 거쳤는데 현대인은 ‘생로병’과 ‘사’ 사이에 ‘돌봄’을 거치면서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무너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항상성(자연 치유력)이 깨어나야 병을 근본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데 음식이 그 회복을 돕는 핵심”이라며 “숙제를 안 했는데 일요일 저녁이 된 긴장 상태가 아니라 토요일 오후 같은 기분으로 살아야 한다”며 스트레스 조절과 긍정적 마음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입으로 먹었다고 해서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라 장에서 흡수해야 내 것이 된다”며 “입에서 항문까지 9미터에 이르는 긴 여정 가운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어벽으로 대장 미생물이 매우 중요한데 서구화된 식단 때문에 대장이 병들고 있다”며 대장암이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떠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한형선 약사가 지난 24일 고양시 주엽동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강의하고 있다.
대사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음식들을 설명하는 한형선 약사.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심장, 혈관, 간, 췌장을 동시에 조절하는 대사 시스템의 총지휘자가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인데, 이것이 무너지면 혈압, 지질, 혈당이 함께 흐트러진다. 따라서 3대 성인병을 동시에 유발하는 메커니즘인 아세틸콜린을 늘리는 음식을 꾸준히 섭취해 당뇨, 고혈압 등의 원인을 제거하고 대사질환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세틸콜린을 늘리는 식품으로는 달걀노른자, 콩·두부·청국장, 해산물(오징어·조개류), 브로콜리 새싹, 호두·아몬드, 들깨·아마씨, 발효식품(청국장·요거트·사우어크라우트·식초), 식이섬유(현미·보리·귀리) 등을 제시했다. 이어 귀리를 살짝 쪄서 청국장과 표고버섯 분말에 섞어 매일 먹으면 당뇨, 고지혈, 고혈압, 치매를 고칠 수 있으며, 바지락·모시조개에 마늘을 넣고 끓여 먹으면 당뇨, 고혈압 치료가 잘된다며 오랜 임상경험을 설명했다.
대사성 질환 예방에 좋은 처방으로는 ‘초콩(식초에 절인 콩)’을 첫손에 꼽았다. 초콩을 청국장이나 콩자반과 함께 먹거나, 브로콜리, 당근, 연근, 베리류를 먹기 좋게 썬 뒤 살짝 열처리해서 김과 곁들이면 먹기 좋다는 팁까지 곁들였다. 
한 약사는 “병이 난 다음에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몸의 근본을 튼튼하게 만들어 부정적인 요소가 생겨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음식 치유의 핵심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해 몸에 정보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강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한형선(가운데) 약사와 건강넷 회원들.

한편, 강의에 앞서 사회를 맡은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최근 미국 의사들이 강조한 여섯 가지 ‘생활습관의학(음식, 운동, 수면, 긍정적 마인드, 사회적 관계, 독성물질 피하기)'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존의 약물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뒤, 생활습관의학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음식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