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지침 무시하고 임금 깎나”
환경미화원 시청 앞 규탄대회 내년 야간단가 100% 거부 논란 업체 바뀌면 20년 근속도 ‘0년’ “원가산정 시 노동자 참여해야”
[고양신문] “시민들이 잠든 새벽, 도시의 청결을 위해 일해온 우리에게 고양시는 법적 기준조차 무시하며 임금을 깎으려 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청소행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부 고시 지침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과 함께, 잦은 업체 변경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근속연수를 초기화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고양시청 앞에서는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고양지부(지부장 강혜정) 소속 조합원과 환경미화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양시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고양시가 무능과 불통으로 환경미화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집회의 핵심 쟁점은 ‘야간작업 노임단가 산정’ 문제였다. 환경부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위한 원가계산 산정방법 규정」에 따르면, 야간작업 수행 노동자에 대해서는 2026년부터 임금 산정 기준을 기존 9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이는 고위험·고강도 노동인 야간작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노조 측에 따르면 고양시는 2026년에도 기존 90% 산정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부 고시의 단서 조항(단계적 적용) 효력이 2025년 말로 종료됨에도 불구, 시가 이를 ‘해석의 차이’라며 뭉개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명백한 환경부 고시 위반이자, 행정 편의를 위해 노동자의 정당한 임금을 가로채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이어 “서울을 제외한 대다수 지자체가 안전을 위해 주간 근무로 전환하는 추세임에도, 고양시는 여전히 위험한 야간노동을 유지하면서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만 노동자를 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행업체 변경 시마다 반복되는 고용 승계 문제도 지적됐다. 현행 구조상 업체가 변경되면 노동자들의 근속 연수가 초기화돼 20년을 일한 베테랑 미화원도 연차 휴가가 사라지는 불이익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는 실질적으로 지자체가 사용자인 공공 업무”라며 “업체 변경을 핑계로 노동자의 권리를 리셋(Reset)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취지를 훼손하는 구조적 임금 삭감이자 악질적인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고양시가 청소 구역을 조정하면서 정작 대행업체 선정에는 실패해 노동자들에게 6개월짜리 ‘쪼개기 계약’을 강요했던 사례는 시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다.
이날 규탄대회에 함께한 이영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전 고양신문 대표)은 “청소 업무는 민간위탁이라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공공의 영역이며, 노동자의 기본권은 공공이 책임지고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체가 바뀐다고 근속 기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처사”라며 “야근수당 100% 지급과 고용 승계 시 근속 인정은 타협할 수 없는 정당한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구호를 통해 △환경부 고시에 따른 2026년 노임단가 100% 즉각 적용 △고용 승계 시 근속 인정 및 실질 사용자 원칙 준수 △원가산정 과정에 노동자 대표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