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절반 이상은 ‘주택’, 아파트 기후행동 시급

‘탄소중립 전환 위한 기후행동’ 토론회 고양햇빛발전·기후변화행동연구소 주관 옥상태양광·자원순환 방안 논의 우리동네 실천계획·시민 모니터링 등 공동주택 주민 참여 기반 정책 필요

2026-01-12     김현정 인턴기자
고양햇빛발전·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주관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고양시 기후행동’ 토론회가 지난 6일 한양문고에서 열렸다.

[고양신문] 고양시의 재생에너지 보급과 자원순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과 (사)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주관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고양시 기후행동’ 토론회가 지난 6일 한양문고 한강홀에서 열린 것. 

이번 토론회는 고양시 주거시설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탄소중립 실천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고양시 자료에 따르면 지역 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가운데 건물 부문이 56.8%를 차지하고 주택의 79.4%가 공동주택(아파트)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작 공동주택 옥상태양광 보급 사례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옥상태양광과 자원순환, 정책·시스템 ‘공백’ 메워야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지영 (사)기후변화행동연구소 객원연구원은 고양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분석하며, 공동주택 기후행동이 정책적으로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태양광 관련 주택지원사업이 단독주택만을 대상으로 설계돼 있어, 고양시 공동주택 옥상태양광 보급 사례와 예정 사업이 모두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공동주택 옥상태양광 사례로 남양주시 ‘위스테이별내’와 안산시 ‘보네르빌리지’를 소개하며, △입주민대표와 관리주체의 주도적 역할 △에너지 진단, 공용부 LED 교체 등 소규모 사업부터 시작해 관리비 절감 경험을 쌓는 단계적 접근 △옥상태양광과 효율 개선 요소를 결합한 패키지 설계 등 정책 건의 △절감 성과 공유 등 성공사례 확산을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덧붙여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동주택 기후행동은 우리 단지의 에너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남수 국토환경연구원 부원장은 자원순환이 개인의 분리배출 노력에만 맡겨진 현재 구조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주택 자원순환 현장에서 △분리배출 기준의 복잡성 △오염·혼입으로 인한 재활용률 저하 △지자체별 상이한 분리배출 기준 △선별시설과 수거 시스템의 한계 등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 재활용 가능 자원이 소각·매립으로 전환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수 부원장은 “자원순환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배출 단계부터 수거·선별·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시스템 전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며,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표준화된 분리배출 체계와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동주택 기후행동, ‘시민 참여’ 없이는 불가능

이어 박평수 고양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첫 순서로 나선 안명균 경기시민발전협동조합협의회 회장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은 법정 계획이지만, 시민과 공무원들조차 내용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양시 관리 권한 아래 있는 온실가스 감축 영역 가운데 시민 실천이 가장 중요한 분야로 ‘건물 부문’을 지목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시민 실천단을 제도화하는 조례 개정 △시 계획 이행을 시민이 점검하는 모니터링 체계 마련 △아파트 단지별·동별 ‘우리동네 탄소중립 실천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는 환경 문제를 커먼즈(commons)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내 지역에서 만들어진 태양광이 나에게만 돌아가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주택의 옥상은 전형적인 공유자원”이라며, 옥상태양광을 관리비 절감이나 에너지 자립의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태양광 설치를 에너지 커먼즈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보고, 협동조합이나 시민의회 등 시민이 함께 결정하고 참여하는 숙의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정 토론에 나선 토론자들은 공동주택 기후행동의 핵심은 '시민 참여'라고 입을 모았다.

이경혜 경기도의회 의원은 “소유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태양광 설치를 할 수 없는 공동주택 규약은 시민이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의회와 행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의 철저한 자원순환 시스템을 사례로 들며 “시민의식은 충분히 준비돼 있다. 이제 행정이 그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 정책의 성패는 시민 참여와 실행에 달려있다”며 계획 이행 과정에 대한 시민 참여와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당부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황민수 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협동조합 전문위원은 고양시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기존 제도와 전력시장 구조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주택 태양광 사업이 입주자대표회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를 언급하며, 화석연료·한전 중심의 전력시장 구조가 재생에너지 확산의 제약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전문위원은 공동주택 태양광과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민, 시의회, 행정이 함께 움직일 때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