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도서관’ 햇빛 속에 문을 열다

행신3동 자랑 ‘걸어다니는 도서관’

2004-12-24     고양신문

고양시에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햇빛마을 걸어다니는 도서관’이 최초로 문을 열었다. 걸어다니는 도서관은 이동도서관이 아니고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도서관이란 뜻이다. 햇빛마을 20단지 관리실 건물 2층에 25평 규모로 만들어진 이 도서관은 장소는 20단지에서 제공하고 도서구입 및 설비는 시에서 지원한다.

그리고 운영은 20단지 입주자대표자회의(회장 정현일)에서 맡고있다. 현재 3천300여권의 신간도서를 구비하고 있는데 개관 다음날부터 미취학 아동과 학부모, 초등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도서관 사서를 맡고 있는 박미숙씨는 “시립도서관에서는 소리내어 책을 읽을 수 없는데 이곳에서는 엄마가 어린 아이를 데려와 책을 읽어줄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이도서관의 특징을 이야기해 준다.

또한 초등학생들도 학원에 가기 전에 찾아와 책을 본다.  더러는 학원시간에 맞춰서 나갈 수 있도록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등 친밀한 지역문화공간이 되고 있다.  또한 구비한 책이 모두 새책이고 신간이어서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점이 이곳의 장점이다.

내년 봄에는 옆 옥상에 인조잔디를 깔고 의자와 테이블을 놓아 책을 읽을 수 있게 확장할 예정이다. 조만간 비디오를 구비하여 만화영화 상영도 준비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참여하는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독서활동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할 계획이다.

7살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홍영진 주부는 한 시간째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책이 많고 수시로 이곳에 올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은 원래 20단지 부녀회에서 제안,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자체적으로 도서관을 꾸밀 계획이었으나 시에 제안하여 도서관이 먼 이곳 주민들을 위해 시예산을 지원하는 새로운 방식의 주민도서관으로 건립되었다.

그간 몇차례 어려움도 있었으나 동장과 시의원, 부녀회와 관리소장, 입주자대표자회의가 나서서 잘 극복했다. 향후 운영을 맡게 된 정현일 입주자대표자회장은 “사무실 임대수익을 포기하고 도서관이 들어오도록 배려해 준 주민들에게 감사한다”며 “도서관이 동네의 문화중심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걸어다니는 도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이다. 공휴일과 일요일에는 쉬며 20단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누구나 이용가능하며 1월부터 도서대출증을 만들어 대출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윤영헌기자 yyh@mygo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