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곡5구역, 이주 막바지 속 ‘설계변경’ 승부수 

토당동 402번지 일대, 이주율 99% 분담금 급증, 용적률 9%p 상향 추진 사업성 위한 설계변경, 연내 착공 관건 고양시 첫 ‘통합심의’, 행정 지연 우려 

2026-02-03     이병우 기자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토당동 402번지 일대 노후 공동주택은 현재 대거 이주로 텅 빈 상태다. 능곡 5구역 3165세대 중 7세대만을 남겨두고 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고양신문] 3165세대의 이주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능곡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하 능곡5구역)이 ‘설계 변경’이라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23년 9월부터 이주가 시작된 능곡5구역 사업지인 덕양구 토당동 402번지 일대(13만1431㎡)는 현재 텅 빈 집들이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능곡 현대아파트, 토당 우남아파트, 능곡 연합빌라 등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노후 공동주택들이 밀집해 있던 이곳의 현재 이주율은 99.78%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행주동 행정복지센터가 있었던 공공청사 부지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신석모 능곡5구역 조합장은 “현재 전체 이주 대상 가구 중 단 7세대만 남겨두고 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남은 가구는 상가와 교회 등으로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며,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목표는 올해 말까지 철거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바로 설계 변경을 통한 사업시행계획 수정이다. 조합은 지난달 22일 고양시에 설계변경안을 접수했다.

행주동 행정복지센터가 있었던 공공청사 부지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능곡 5구역 조합이 설계 변경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 제고’다. 2022년 관리처분계획 당시 평당 522만원이었던 공사비가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대폭 인상됐다. 이로 인해 비례율(종후자산평가액 대비 총사업비를 뺀 개발이익을 종전자산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이 하락하고 조합원 분담금이 급증하자, 조합은 단지 내 유치원 폐원 부지 등을 활용해 용적률을 기존 255.57%에서 264.53%로 약 9%p 상향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 외 설계 변경안의 주요 내용은 세대수(2560세대)는 유지하되, 기존 최고 34층이었던 층수를 29층으로 하향 조정하고, 대신 동수를 21개 동에서 23개 동으로 늘리는 것이다. 

신 조합장은 “조합원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에 육박하면서 조합원들의 고통이 크다”며 “용적률 상향을 통해 일반 분양분의 가치를 높이고 분담금을 줄이는 것만이 사업을 성공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정적 절차는 순탄치 않다. 능곡5구역은 고양시에서 처음 도입되는 ‘통합심의’ 제도 적용을 받게 된다. 통합심의는 경관, 건축, 교통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조합 측은 ”고양시의 경험 부족으로 매뉴얼 제작 등에 시간이 소요되며 사업을 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설계 변경을 둘러싼 시청 담당 부서와 조합 간의 입장 차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도로 확보’ 문제다. 고양시는 설계 변경 조건으로 단지 내 인근 도로와 인도 폭을 추가로 확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이미 인허가가 난 촉진계획 범위 내에서 용적률을 조정하는 것인데, 추가적인 도로 부지를 내놓으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합은 대안으로 상가 보행로 개방 등을 제시하며 시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고양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현재 조합으로부터 통합심의 신청 자료가 접수되어 보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관련 부서 협의가 완료돼야 심의 상정이 가능하며, 통합심의가 통과된 이후에야 비로소 사업시행변경인가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측은 통합심의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매뉴얼 구축과 서류 보완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능곡5구역이 올해 내 착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설계 변경에 따른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얼마나 신속하게 받느냐에 달려 있다. 통합심의 통과 후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고, 이에 따른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까지 거쳐야 본 계약과 착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능곡역 인근이라는 입지 조건을 가진 능곡5구역은 총 계획세대수 2560세대 중에서 일반 분양 물량이 약 700세대에 달한다. 조합 관계자는 “과거 행정소송 등으로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며 기회비용 손실이 커진 만큼, 이제는 고양시의 전향적인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