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밸리 협약 돌연 10개월 연기, 올 2월→12월 

행정 준비 부족, 예측 실패 비판 설계 변경 따른 추가 지연 우려  아레나 착공도 올해 5월→내년 3월 5월 첫삽 기대했던 시민여론 악화

2026-02-06     이병우 기자

[고양신문] 경기도가 K-컬처밸리 아레나 사업의 기본협약 체결을 돌연 10개월 뒤로 미뤘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2026년 2월로 예정됐던 라이브네이션 컨소시엄과의 협약을 올해 12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정률 17% 상태인 기존 구조물의 ‘안전 점검 강화’다.

김 부지사는 “라이브네이션 측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하자를 완벽히 차단하고, 국제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구조물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요구했고,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점검 범위는 흙막이 시설과 지반 등 하중 지지 요소 전반으로 확대됐고, 기간 역시 4개월에서 8개월로 두 배 늘어났다.

CJ라이브시티 주식회사가 시공하다 중단된 K-컬처밸리와 아레나 공사 현장 모습. [사진 제공 = 고양시]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사업 선정 단계에서 구조물의 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했다면 협상 기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일반적 수준의 점검을 예상했으나 라이브네이션의 요구가 높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행정의 예측 실패와 준비 부족을 자인한 꼴이 됐다.

기본협약 체결을 미룬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공연 수요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현행 계획을 넘어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김 부지사는 ”기존 설계상으로는 2만 석 규모의 아레나 건립이 확정된 사업 범위였다. 그러나 고양시의 대형 공연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기 위해, 저희는 관람석 규모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라이브네이션 측에 이러한 사업 범위 확대안을 1차적으로 제안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겉으로 보기엔 사업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사업의 기본 골격인 ‘설계’ 자체가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규모가 확대될 경우 사업비 증액과 추가적인 인허가 절차가 불가피하며, 이는 또 다른 일정 지연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번 일정 조정으로 인해 당초 올해 5월로 계획됐던 아레나 착공 시점이 내년 3월로,  완공 시점은 당초 2029년 말에서 2030년 하반기로 밀려났다. 김 부지사는 ”보수·보강 작업 기간 등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추가 지연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만약 정밀 점검 결과 구조물에 심각한 결함이 발견될 경우, 그 보수 비용은 고스란히 GH(경기주택도시공사)가 부담하게 된다. 

발표 직후 고양시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올해 5월이면 첫삽을 뜰 줄 알았는데 또다시 내년으로 미루는 것은 시민 기만“이라며 ”반복되는 일정 변경으로 인해 경기도의 발표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10년 가까이 표류한 사업임에도 이제 와서 안전 점검 기간 부족을 핑계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경기도는 협약 체결 전 T2부지 내 유휴지를 활용한 '야외 임시공연장'을 운영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았으나, 주민들은 “본 공사의 확실한 재개가 우선이지, 임시방편식 대책이 본질은 아니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가 6일 K-컬처밸리 기본협약 체결을 돌연 연기한 데 이어 이날 오후 5시 킨텍스에서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해 간담회는 주민 참여없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사진=유경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