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수술 후 재활, 통깁스 대신 기능적 보조기
장기간 고정은 근육 위축과 회복 지연 초래 적절한 하중이 뼈 재생 돕고 합병증 예방
[고양신문] 최근 발목 골절이나 인대 파열 수술 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 후 4주에서 6주간 무겁고 답답한 '통깁스'로 발목을 완전히 고정하는 것이 표준이었다. 움직임을 차단해야 조직이 안정적으로 붙는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환자들에게 무조건적인 고정보다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의 조기 움직임'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전문의로서 지켜본 결과, 장기간의 고정은 오히려 회복을 방해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우리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무서운 속도로 위축된다. 실제로 다리를 1~2주만 묶어둬도 종아리 근육의 부피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관절이 굳어버린다. 이는 수술 부위가 아무리 잘 붙었더라도 나중에 다시 걷는 연습을 할 때 큰 장애물이 된다.
그 대안이 바로 장화 형태의 기능적 보조기(CAM boot)다. 이 보조기는 발목 각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수술 부위의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근육을 계속 사용하도록 돕는다. 조기 가동을 시행한 환자들이 근위축이나 관절 강직을 훨씬 적게 겪는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임상 결과로 증명됐다.
뼈는 물리적인 자극을 받을 때 더 튼튼하게 재생되는 특성이 있다. 이를 '울프의 법칙'이라 부르는데, 보조기를 착용하고 적절하게 체중을 싣는 행위 자체가 골 형성을 촉진하고 골밀도 감소를 막아준다. 보조기 바닥의 '로커 보텀' 구조는 걷는 충격을 분산해 수술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보행 연습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통깁스는 탈부착이 안 되어 상처 부위가 짓무르거나 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크지만, 보조기는 다르다. 환자 스스로 탈부착하며 상처 소독과 부종 관리를 할 수 있고, 재활 치료 시 잠시 벗고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보조기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분쇄 골절이나 당뇨 환자처럼 상처 치유가 더딘 경우에는 일정 기간 석고 고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내고정이 안정적으로 확보됐다면, 이제는 고정이 아닌 '통제된 움직임'으로 재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