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두려워 마비된 고양, 평화경제로 깨우자”

제76회 고양경제포럼 '고양의 새로운 출구 전략' 안지호 박사, 혁신과 불균형 성장 해법 제시

2026-02-13     이로운 기자

고양, 발전의지·정책집행능력 부족 '경제 마비'
대형병원·암센터 '바이오클러스터' 핵심전략으로
고양·김포·파주, 경기북부 광역경제특구 힘 모아야

지난 11일 고양경제포럼에서 안지호 박사는 고양시 경제를 ‘마비’로 진단하고 이를 타개할 평화경제특구 지정 전략을 제시했다.

[고양신문] 고양경제포럼은 지난 11일 소노캄 고양에서 포럼을 열고 고양시의 경제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평화경제특구’ 지정 전략이 논의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안지호 베를린 자유대학교 정치학 박사는 고양시가 처한 경제 상황을 ‘마비’로 진단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혁신적인 돌파구를 제시했다.

안 박사는 제임스 조이스의 개념을 빌려 고양시를 “익숙함에 갇혀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비된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는 “고양시의 GRDP(지역내 총생산) 성장률이 이천이나 화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는 규제 탓보다 발전 의지와 정책 집행 능력 부족 때문”이라며 앨버트 허쉬만의 이론을 인용해 뼈아픈 진단을 내놨다. 안 박사는 “혁신은 자동차와 컨베이어 벨트를 연결한 포드처럼 기존 요소를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라며, 고양시가 가진 보건의료 인프라를 평화경제라는 포르투나(운명)와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시의 핵심 전략으로는 6개 대형 병원과 국립암센터를 활용한 ‘평화의료 바이오 클러스터’를 제시했다. 최영준 전 통일부 차관은 “보건의료는 정치적 부담이 적고 미국의 대북 제재에서도 자유로운 분야”라며 “고양의 의료 역량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유금혜 국립암센터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역시 “2020년부터 축적한 탈북민 암 연구 데이터와 남북 질병 언어 사전 등은 고양시만이 가진 독보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에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그려졌다. 조봉현 전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평화경제특구 추진 시 “2050년 고양시 신규 일자리 12만2000개, 1인당 GDP 1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안 박사는 “김포·고양·파주가 각자도생하기보다 경기 북부 광역 경제특구로 힘을 모아야 승산이 있다”며 오는 4월 경기도 계획안 제출을 앞두고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한편 경기도는 다음달 10일까지 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가천, 연천 등 8개 시군을 대상으로 평화경제특구 후보지를 공개 모집한다. 평화경제특구는 남북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평화·안보 가치와 산업·경제 기능을 결합한 국가전략 사업이다. 평화경제특구에 지정되면 지방세, 부담금 감면과 자금지원 혜택이 주어지는 산업단지나 관광특구를 조성할 수 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12월 평화경제특구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말 시범사업 실시, 내년 말 추가지정 등을 통해 총 4개 안팎의 평화경제특구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조봉현 전 IBK부행장과 최영준 전 통일부 차관, 유금혜 국립암센터 단장도 평화경제특구 실현을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며 힘을 보탰다.
모든 토론을 마친 참석자들은 고양시의 새로운 경제 지도를 함께 그려나갈 것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으로 이날 행사를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