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AI 전환 못하면 중소기업 20% 폐업한다"

<제77회 고양경제포럼> 정종기 박사 '실전 AI 도입전략' 강연

2026-03-11     이로운 기자

"질문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 
3일 걸리던 시방서 분석 30분 만에
"CEO가 직접 AI 비서 부려야"

이른 아침부터 홀을 가득 메운 고양시 기업인들은 강연 내내 AI 전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행사가 끝난 뒤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미래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고양신문] "2030년이 되면 중소·중견기업의 20%가 문을 닫고, 그 직원들은 경제적 빈곤에 처하는 사회적 혼란기가 도래할 것입니다. 정확도 90%의 이 예측 앞에서 우리에게 남은 생존 골든타임은 단 5년뿐입니다."

11일 일산 소노캄에서 열린 제77회 고양경제포럼의 마이크를 잡은 정종기 박사(KAIST 교수)의 일갈이다. 고양신문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실전 AI 도입전략'을 주제로, 막연한 공포를 넘어선 구체적인 '생존 문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35년간 500여 개 기업의 DX(디지털 전환)를 이끈 정 박사는 1시간 넘는 강연 내내 "AI는 관망하는 기술이 아니라 당장 비즈니스에 꽂아야 하는 무기"라고 강조했다.

35년간 500여 기업의 AX 프로젝트를 수행한 정종기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AI가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며 기업 생존을 위한 리더의 즉각적인 실행 전략을 주문했다.

정 박사는 현재의 기술 단계를 '생성형 AI'를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Agent)' 시대로 정의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7년 내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로 대체될 것이며, 2027년이면 로봇이 생산을 주도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온다"며 "중국과 일본이 로봇 자동화에 광적으로 투자할 때 한국은 단순 물건 이동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강연의 백미는 눈으로 확인되는 '효율의 수치'였다. 54년 업력의 한 제조기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가 달라붙어 2~3일간 꼬박 분석하던 고객 시방서(RFP) 리스크 분석은 AI 도입 후 단 30분 만에 끝났다. 23만 건의 방대한 도면 중 유사 설계안을 찾는 작업도 수작업에서 '3장 자동 추천' 방식으로 바뀌며 소요 시간이 '제로'에 가까워졌다. 정 박사는 "AI 도입 후 생산성 향상 목적이 64%에 달한다"며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원가 경쟁력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개인 역량 변화에 대해서도 냉정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사라지는 직업 1순위는 역설적이게도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며 "이제 코딩 실력이 아니라 AI에게 구조화된 명령을 내리는 '프롬프트(Prompt)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직접 수집한 30만 개의 프롬프트를 예로 든 정 박사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로 완전히 재편됐다"고 덧붙였다.

CEO들을 향한 숙제도 잊지 않았다. 정 박사는 △매일 반복하는 단순 업무 10가지 리스트업 △유료 AI 플랜 즉시 가입 △가장 시급한 비즈니스 문제 하나를 정의해 전담자에게 권한 부여 등 세 가지 실행 지침을 제안했다. 그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을 증폭시키는 도구"라며 "리더가 먼저 AI 비서를 부려보지 않으면 조직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시 기업인과 리더들이 홀을 가득 메우며 AI 전환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제78회 고양경제포럼은 오는 4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7시에 열릴 예정이다.

고양경제포럼은 지역 리더들이 최신 정보를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77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AI 시대의 생존 해법을 함께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