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황산 골프장은 생태 파괴이자 주민 생존권 침해” 

백선희 의원·시민대책위 주최 토론회 입지타당성·데이터 왜곡된 환경영향평가 시의회 해제 권고 무시는 법 취지 일탈 누락된 법정 보호종과 은폐된 주민피해

2026-03-19     이병우 기자
19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산황산 골프장 개발에 따른 주민 피해와 공익성 훼손 문제를 짚어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실과 ‘산황산골프장백지화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고양신문] 산황산 골프장 증설 사업을 둘러싸고 생태계 파괴와 주민 피해를 지적하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목소리가 국회에서 하나로 모였다. 19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백선희 국회의원실(조국혁신당)과 산황산골프장백지화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산황산 골프장 공익성 침해와 주민 피해’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김경희 전 경기도의원 사회로 시작됐으며, 좌장을 맡은 반영운 충북대 교수는 “기후위기 시대에 도시 숲은 폭염과 물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도시 숲이 사라지면 시민들은 기후위기에 적응할 대안을 잃게 된다”고 산황산 보존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공동 주최자인 백선희 의원은 축사를 통해 “복지국가는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할 때 가능하다”며, 직접 산황산을 방문해 현장을 살핀 경험을 공유했다. 백 의원은 “산황산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주민 삶과 직결된 곳”이라며 “단순한 개발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도시 녹지 보존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는 사업자가 주장하는 ‘입지 타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 대표는 드론 촬영 영상과 열화상 카메라 데이터를 제시하며 “사업자는 묘지 등으로 훼손된 지역이라 주장하지만, 현장은 자연 스스로 회복한 건강한 참나무 숲”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상임대표는 환경영향평가의 허구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숲을 밀어내고 잔디를 심으면 탄소 흡수량이 늘어나고 홍수 유출량이 줄어든다는 기상천외한 보고서가 작성됐다”며 “실제로는 숲보다 잔디밭의 지표면 온도가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소영 녹색법률센터 상근변호사는 이번 사업의 법적 결함을 짚었다. 박 변호사는 고양시의회가 2025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도시계획시설 해제 권고안’을 언급하며 “시장이 이를 거부하려면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 권고를 무시하는 것은 법 취지를 일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민간 골프장의 토지 수용권은 공공 필요성이 엄격히 인정될 때만 허용된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조차 공공성이 낮다며 동의하지 않은 사업을 고양시가 강행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약 비산으로 인한 건강 위협,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주민들의 실질적인 피해와 생태적 가치 상실이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이승준 경북대 교수는 골프장 농약 비산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증설 예정지 200m 거리에 고양 정수장이 위치해 있어 대류 현상에 의한 식수원 오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생태 조사 부실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이박광문 동물권 활동가는 “시민 모니터링에서는 황조롱이 등 법정 보호종 5종 확인됐으나 환경영향평가서에는 누락됐다”며 “산황산은 주변의 교란을 피해 들어온 생명들의 마지막 ‘안전망’이자 주민들과 교감하는 생태 문화적 장소”라고 강조했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의장은 행정의 불투명성을 폭로했다. 조 의장은 “산황동은 250년 된 유서 깊은 마을임에도 입지 타당성 조사에서 주민 피해가 철저히 은폐됐다”며 “주택과 불과 수 미터 거리에 골프 홀이 들어서는데도 고양시는 관리 감독 책임을 방기하며 가해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최진우 가톨릭대 겸임교수는 “숲을 파괴하는 데는 몇 개월이면 충분하지만, 이를 복원하는 데는 반세기의 시간이 걸린다”며 생태계의 비가역성을 역설했다. 최 교수는 “과학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근거를 앞세워 도시 숲을 파괴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