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성과부진에 "경기도 책임"… 일각 “책임 회피용”
긴급 기자회견, 4대 현안 해결 촉구 경제자유구역, 시청사 백석 이전 불발 이 시장 “경기도가 안 도와준 탓” 돌려
[고양신문] 이동환 고양시장이 2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양시의 4대 핵심 현안 해결을 위한 경기도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가 해결해야 할 4대 핵심 현안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시청사 이전 △K-컬처밸리 정상화 △도비 보조율 구조 개선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정 성과 부진의 화살을 경기도로 돌리려는 ‘책임 회피용 정치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고양시가 지난 50년간 그린벨트, 군사보호구역, 과밀억제권역이라는 ‘3중 규제’에 묶여 역차별을 받아왔음을 강조하며, 경기도가 고양시의 자구 노력을 지원하기는커녕 행정적 장벽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으로 직무가 정지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무책임한 퇴장”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동환 시장이 내세운 첫 번째 현안은 민선 8기 1호 공약인 ‘고양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다. 이 시장은 “경기도는 2022년 고양시를 후보지로 지정한 당사자이자 신청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고양시가 홀로 분투하는 동안 경기도가 방관자로 머물렀다며, 이제는 경기도가 책임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지난달 고양시의회에서 제기된 비판과 배치된다. 경자구역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과도한 부지 면적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유치 실적 부재 △재원 조달 방안의 불확실성 △농업진흥구역 해제의 난관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이 고양시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학영 시의원은 지난 6일 시정질문을 통해 “고양시가 준비 부족을 인정하기보다 늘 경기도 탓만 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외투기업 유치 성과 없이 무리한 면적만을 고수해 신청조차 못 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바 있다.
이어 지역 내 최대 갈등 사안인 ‘시청사 백석 이전’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경기도의 지방재정투자심사가 부당하게 반려됐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약 4300억원의 신축 비용 대신 330억원이 드는 백석 이전을 선택한 것은 혈세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며 “경기도가 네 차례나 재검토 또는 반려한 것은 방관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심사 반려 사유인 ‘주민 설득’과 ‘의회와의 협의’가 선행되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 행정을 고집해온 이 시장의 정무적 과오를 경기도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기존 신청사 원안 폐기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백석 이전을 밀어붙인 것이 심사 반려의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시청사 백석 이전’ 추진은 오히려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갈등 비용을 키웠다는 비판도 면키 어렵다. 주교동 신청사 추진 중단에 따른 매몰 비용은 물론, 백석 빌딩 기부채납과 관련해 법원이 삭감한 배상액, 사업 지연으로 인해 당초 건립비의 급증한 점 등이 그 근거로 꼽힌다.
K-컬처밸리 사업과 관련해서도 이 시장은 경기도의 행정을 ‘기만’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시장은 “도지사가 약속한 공사 재개 시점이 10개월이나 지연됐다”며 특단의 대책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시장이 그간 보여온 소극적 태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뒤늦은 항의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손동숙 시의원은 여러 차례 시정질문을 통해 고양시의 무사안일한 대처를 비판했다. 손 의원은 “CJ라이브시티 협약 해제 이후 시민들이 직접 현장과 도청을 누비며 대안을 찾을 때, 시장은 유감 표명 외에 어떠한 항의 방문이나 제안도 하지 않았다”며 주무 지자체장으로서의 책무 유기를 질타했다.
또한 사업 재개를 위해 고양시가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인 ‘한류천 수질 개선’이다. CJ라이브시티에 이어 새 우선협상대상자인 라이브네이션 측도 수질 문제를 공식 제기하거나 이를 빌미로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3등급 수준인 한류천의 악취와 부유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급수 수준의 개선이든, 복개를 통한 구조적 변경이든 고양시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지막으로 이 시장은 도비 보조율 문제를 정조준했다. 고양시의 도비 지원이 타 시·군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이를 ‘수직적 재정 착취’라고 표현했다. 이동환 시장은 고양시에 대한 기준 보조율을 30%에서 50%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이동환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시의회는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신청 연기, 시청사 이전 갈등, K-컬처밸리 지연 등 주요 현안이 이 시장 임기 내내 공전해온 상황에서, 연임 도전을 앞두고 ‘경기도’라는 외부의 적을 설정해 실정의 화살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장이 도지사 탓을 하기 전에, 왜 고양시와 경기도의 관계가 갈등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시의회와 주민들과의 소통은 왜 단절됐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