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 너머 열린 평화의 길
고양 장항습지생태 코스 17일 개방

행주산성역사공원에서 장항습지까지 역사·생태·평화 잇는 DMZ 테마노선 10월 31일까지 운영

2026-04-14     한진수 기자

[고양신문] 고양시가 오는 17일부터 ‘2026년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 장항습지생태 코스를 시민들에게 연다. 고양시는 10일, 분단의 상징이던 철책선 일대가 평화와 생태를 품은 탐방길로 새롭게 문을 연다고 알렸다.

탐방의 출발점은 행주산성역사공원이다. 이곳은 고대 군사와 물류의 거점이었던 행주산성과 행주나루, 조선시대 행호관어도의 역사성을 담아 조성된 공간이다. 고양시는 이 역사 자원 위에 DMZ 평화의 길을 잇고, 과거의 기억이 미래의 평화로 이어지는 상징적 동선을 완성했다.

자유로 옆으로 장항습지와 한강이 보이고 있다.

고양 테마노선의 중심에는 장항습지가 있다. 국제적 생태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 등록을 앞둔 장항습지는 오랫동안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곳이다. 이번 코스에서는 전문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습지의 생태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탐방객들은 버드나무 군락과 말똥게가 어우러진 습지 풍경을 만나고, 저어새 같은 멸종위기종이 머무는 생태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 쉽게 닿을 수 없었던 공간에서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은 장항습지가 지닌 생명의 가치를 한층 또렷하게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책 너머 펼쳐진 생태의 신비, 고양 ‘DMZ 평화의 길’

고양 코스의 특징은 긴장과 통제의 공간을 시민의 공간으로 다시 풀어냈다는 점이다. 과거 군 초소 막사였던 시설은 시민 쉼터 ‘나들라온’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DMZ의 기록을 담은 갤러리와 디오라마 전시를 갖춰, 탐방객들이 쉬어가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꾸몄다.

군인들만 오가던 어둡고 폐쇄적인 터널 역시 이제는 다른 의미를 품게 됐다. 터널 끝에서 맞닥뜨리는 빛과 자연의 풍경은 군사 통로가 시민의 소통 통로로 바뀌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테마노선은 정발산역 고양관광정보센터에서 출발한다.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으로도 비교적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10월 31일까지 매주 수·금·토요일 주 3회 운영하며, 7월과 8월에는 혹서기로 인해 잠시 쉬어간다.

고양 장항습지생태 코스에 있는 나들라온. 군인들의 막사로 사용되던 곳이다. 

참가 신청은 두루누비 누리집 또는 모바일 앱에서 참가일 기준 8일 전까지 하면 된다. 다만 신청 인원이 3명 이하이면 취소될 수 있다. 올해는 회당 참가 인원을 40명까지 늘렸고, 참가비는 1만원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장항습지의 생태 보전과 탐방객 안전을 가장 먼저 살피고, 고양을 찾은 이들이 편안하게 쉬며 의미 있는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