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식사·30번씩 씹기... "내몸이 변하고 있어요"
사과나무치과병원 '몸공부방 6기' 모임
[고양신문] “성격이 급해서 평생 밥을 제대로 씹어본 적이 없어요. 늘 꿀떡 삼키다 보니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응급실 신세를 졌죠.” 지난 13일 한 참가자의 고백에 사과나무의료재단 건강증진센터 구내식당에 모인 이들의 고개가 일제히 끄덕여졌다.
사과나무치과병원(이사장 김혜성)이 후원하는 ‘몸공부방’ 6기 멤버들을 위해 마련한 이번 식사 자리는 흡사 자신의 식습관 고해성사 현장을 방불케 했다. ‘몸공부’ 3개월의 대장정 중 첫 한 달을 보낸 참가자들은 그동안 외면해왔던 자신의 몸과 음식을 마주하며 쏟아낸 드라마틱한 변화들을 각자 세밀하게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이제 식사 때마다 시계를 보며 30분간 한 입에 30번씩 씹는 ‘느린 미학’을 실천 중이다. 대장암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한 참가자는 “한 달간 약을 끊고 대변이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아침마다 콜라를 배달시켜 먹던 한 참가자는 탄산음료를 끊기 위한 노력을 고백했고, 채소를 ‘사약’ 마시듯 억지로 먹기 시작했다는 또 다른 이는 이제 매일 아침 자신을 위한 선물로 샐러드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현직 특수교사인 한 참가자는 평소의 식습관을 완전히 뒤바꾼 드라마틱한 변화로 동료들 사이에서 ‘유쾌한 경계 대상’이 됐다는 일상을 전했다. 만나는 동료 교사마다 채소 섭취와 천천히 씹기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채소 전도사’를 자처한 까닭에 이제는 교직원들이 식당에서 그를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퇴직 후 이유 없는 체중 증가로 고민하던 한 참가자 역시 “식사량과 운동량이 변함없는데 늘어나는 체중이 의문이었으나, 이번 모임을 통해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이 공부보다 먼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 60대 주부는 “30년 넘게 가족 뒷바라지에만 치여 내 몸 돌보는 법을 잊고 살았는데, 이제야 나를 위한 식탁을 차리는 기쁨을 알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건강 나눔 포트럭 파티, 음식이 축제가 되다
당뇨 진단을 받아 자녀에게 걱정을 끼친 걸 계기로 매일 아침 가족을 위해 채소를 소분하며 식단을 관리해 온 참가자의 사례도 공유됐다.
한 참가자는 “가족들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빠져있었는데, 최근 검진 결과가 엉망인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제는 나와 가족을 위해 채소를 써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류머티즘으로 고통받았다는 다른 참가자는 “병원 치료의 한계를 느끼고 시작한 이 모임에서 진정한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전해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이처럼 개인의 사소한 습관 변화는 가족 전체의 건강을 돌보는 ‘사랑의 실천’으로 확장됐다. 평소 밥과 국만 챙기기 바빴던 일상에서 벗어나 식사 시간 자체를 하나의 '치유'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음식 파티에서 참가자들의 젓가락이 가장 많이 간 건 사과나무의료재단표 특별 현미밥과 장유경 사과나무의료재단 커뮤니티센터장이 직접 만든 청국장이었다. 구수한 풍미로 건강식은 맛없다는 편견을 깨뜨린 이 메뉴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레시피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곁들여진 발효 막걸리 또한 인기를 끌며 파티의 흥을 돋웠다.
오는 6월 1일엔 몸공부방 과정의 대미를 장식할 ‘포트럭(Pot-luck, 각자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누는 식사) 파티’를 준비 중이다. 6기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이 직접 만든 건강식 한 접시를 들고 모여 ‘음식 나눔 축제’를 열 계획이다. 한 참가자는 “젊은 세대들도 이런 즐거운 건강 문화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