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에 '여행중인 새를 위한 옹달샘' 설치
한국탐조연합, 4~5월 ‘봄섬 새+물 릴레이’ 서식지·종 보전 위해 섬 조류 급수실태 점검 서해 섬 확대위해 탐조인-현지인 협력 나서
[고양신문] 며칠 밤낮을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날아온 작은 여행자에게 마실 물을 공급해주는 ‘새들의 샘을 채워주세요’ 캠페인이 서해안 섬에서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탐조연합(상임대표 양경모)은 지난 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인천 옹진군 굴업도에서 ‘2026 봄섬 새+물 릴레이-새들의 샘을 채워주세요’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굴업도는 4~5월에 흰눈썹황금새 등 작은 산새와 희귀 나그네새를 관찰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 탐조 명소다.
한국탐조연합 조류 급수 실태 점검 탐사단(고대현·박수택 이사, 이용철 감사)은 가톨릭환경연대, 시민탐조클럽 회원들과 함께 최근 두 차례 굴업도를 방문해 선착장, 개머리언덕, 붉은모래해변 등에서 새들이 이용할 만한 자연 상태의 물자리 14곳을 발견했다. 특히 굴업민박에서 선착장 방향 450m 지점에 자리한 계곡 옹달샘은 상태가 좋아 새들이 활발하게 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탐사단은 굴업리 마을 입구에 원반형 급수대 3개를 설치한 뒤, 서인수 굴업민박 사장에게 급수대 관리와 새들의 이용 실태 모니터링을 의뢰했다.
한국탐조연합의 탐사 결과 굴업도의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탐방객의 눈에 잘 띄는 목기미해변, 굴업도해변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었지만, 붉은모래해변 구석과 코끼리바위로 내려가는 사구 및 주변 갯바위와 사람 접근이 어려운 해안 절벽 아래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부표, 폐그물, 밧줄, 페트병 등의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또 목기미해변 중간 사구는 과거 마을이 있던 곳으로 전선이 끊어진 전봇대, 시멘트 블록 폐가가 모래에 덮여 있고 주민들이 썼던 것으로 보이는 옹기 파편과 생활쓰레기, 집터들이 흩어져 있었다.
특히 백패킹 탐방객이 많이 가는 개머리언덕에는 페트병, 물휴지,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 등이 자주 눈에 띄었고, 해안 사구 숲에서는 고기구이 철망, 부탄가스 통 등의 취사 쓰레기도 나뒹굴었다.
한국탐조연합은 새들에게 물주기 캠페인을 전국의 섬으로 확대하기 위해 탐조인과 섬 주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참여 방법은 섬에 들어갈 때 적당한 물그릇을 준비해 가져가서 물을 주고, 나올 때 물그릇을 챙겨오면 된다. 물주기 순서는 물그릇 위치 선정-물그릇 청소-손가락 2~3마디 깊이로 깨끗한 물 채우기-거리를 두고 잠시 지켜보기-물그릇 회수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앞서 한국탐조연합 운영위원회는 서식지·종 보전을 위한 ‘이동철새 물 공급(습지 복원)’ 캠페인을 올해의 사업계획으로 선정하고, 봄철 탐조인들이 자주 찾는 서해 섬 중 한 곳에 새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 공급터를 마련하고, 지역 주민과 탐조인이 함께하는 사례를 만들기로 했다.
박수택 대외협력이사는 “주민들이 사는 섬의 자연 수원을 파악하고 물이 마르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전국의 탐조인과 현지 주민이 함께 하는 봄섬 새+물 릴레이 캠페인을 서해 여러 섬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환경단체와 지자체, 주민자치기구, 기업 등과 협력해 굴업도에서 탐조를 겸한 조류 모니터링, 쓰레기 지도 제작 및 수거 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국탐조연합은 건전한 탐조문화 창달과 조류 및 서식지 보호, 탐조인구의 저변 확대, 조류 보호 기관·단체·개인 지원, 국내외 탐조인 교류를 위해 2019년 결성된 전국적인 탐조인 네트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