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박물관에 울린 분단의 파도… 김한결 '해안' 특별전
5월 17일까지, 높은 천장 활용한 대규모 설치 작품 해안이라는 경계 통해 한반도 분단 현실 감각적으로 전달 오슬로 기반의 예술 플랫폼 ‘SOLO OSLO’ 올해의 작품
[고양신문] 4월 마지막 주 주말, 노르웨이 오슬로 자연, 문화, 역사 여행의 정수(精髓)로 알려진 '뭉크 박물관(Munch Museum)' 인근 아케르셀바(Akerselva) 강변에 벚꽃과 봄 꽃들이 개화를 시작했다.
2021년 말 새롭게 개장한 뭉크박물관엔 마음을 그린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인생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마음을 그린 노르웨이 국민 화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4월의 마지막 주말 뭉크박물관을 찾았다.
뭉크박물관 4, 6, 7, 11층엔 뭉크의 절규 'The Scream'을 비롯한 뭉크의 대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관광시즌엔 미리 예약해야 재시간에 입장이 가능하다. 특히 4층 '절규' 관에는 유화, 파스텔화, 판화 버전의 각각 다른 '절규' 작품이 30분마다 바뀌어 전시를 진행한다.
뭉크박물관 현지 노르웨이어 도슨트 투어를 참석했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The Scream), 불안(Anxiety), 태양(The Sun) 등을 설명한 후 10층 특별 전시장을 찾았다. 뭉크박물관 10층은 특별 전시회를 주기적으로 하는 곳으로 올해는 대한민국 예술가 김한결의 사운드 아트 작품 '해안(Shore)'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솔로오슬로(SOLO OSLO) 김한결 특별전>은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오슬로 기반의 예술 플랫폼 '솔로오슬로(SOLO OSLO)'의 올해 작품으로 미술관 큐레이터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최종 선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과 공신력을 더했다.
김한결 예술가는 서울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노르웨이 베르겐 미대에 수학한 예술가로 소리, 기계 장치, 설치 미술을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로 뭉크미술관 10층의 높은 천장을 활용한 5미터 높이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김한결 작가는 소리를 매개로 역사와 정치, 그리고 인간의 기억을 탐구해 온 예술가로, 이번 작품 '해안(Shore)'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소리를 매개로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긴장과 단절을 ‘경계’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월 말부터 시작한 이번 전시는 파도 소리, 바람, 금속성 진동 등 다양한 음향 요소를 결합해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바다를 이용한 이야기,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 당시 피난민이 된 남한 거제도의 해녀 공동체 이야기, 한국에서 해상 사고 발생 시 가장 먼저 대응하는 사설 다이빙 클럽에 대한 이야기 등의 인터뷰가 한국어로 된 내레이션으로 표현된다. 또한 사운드 설치 작품의 다른 요소들과 어우러지며 선풍기 소리와 기계음이 다면적인 사운드를 이뤄 신비감을 더한다.
한반도의 파도 소리와 해녀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마치 육지와 바다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한 신비한 경험을 하게된다. 25분동안 진행되는 황홀한 경험에 관람객들은 떠날 줄 모른다.
‘해안’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서로 닿을 듯 닿지 못하는 남과 북의 두 세계를 파도의 밀물과 썰물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듯하다. 한편 이번 전시가 노벨평화상을 선정 수상하는 노르웨이에서 열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르웨이는 평화 중재와 국제 협력의 상징적인 국가로, 이러한 장소에서 한국의 분단 현실을 다룬 예술작품이 소개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강한 메시지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사운드 아트로 인간의 삶과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감각적으로 전달한 이번 작품에 대한 현지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이 진지하다. 관람객들이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순한 감각적 정보 전달을 넘어 한반도 분단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남과 북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져 태평한 한반도의 마중물이 되길 기원해본다.
오슬로에 다시금 밤이 찾아왔다. 오슬로의 젖줄, 아케르셀바(Akerselva) 강물에 비친 뭉크박물관 건물과 강물을 가르는 경계가 조화롭다. 아케르셀바 강물과 오슬로 피오르드(Fjord)와 만나는 곳에 마치 피오르드를 향해 큰 바람을 품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뭉크박물관의 저녁은 고요하기만하다. 한편 이번 전시는 5월 17일까지 진행된다.
* 노르웨이 뭉크박물관 관람기는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1 뭉크박물관에 울린 분단의 파도
#2 마음을 그린화가, 뭉크 그림 다르게보기
#3 미친사람만 그릴 수 있다 ; 뭉크 절규 언덕에 올라 외침 (Sc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