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표류' 고양동 1-1구역 재개발, 군사시설 '매각 합의'
청와대·권익위, 재개발 현장서 관계기관과 현안회의 철거 군시설 부지 일반재산 전환 후 우선 매각 검토 김성회 의원 "군·캠코 후속 절차 차질 없도록 살필 것" 정부·지자체·국회 협력, 415세대 공동주택 건립 탄력
[고양신문]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1-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구역 내 군사시설 문제에 대해 기관 간 극적인 합의를 이루며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지난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무려 17년째 사업이 정체됐으나,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적극적인 현장 조정으로 마침내 해결의 전기를 맞이한 것.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재개발구역 중앙을 가로막고 있는 군사시설로 인해 토지이용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으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집단민원이 일었다. 고양동 1-1구역은 지난 2006년 정비예정구역 지정 이후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재개발이 추진돼 왔다. 이 구역은 면적 2만4500㎡ 규모로, 이번 군사시설 매각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면 지하 2층에서 지상 20층에 이르는 아파트 총 415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비구역 내에 군 관사와 간부숙소 부지를 비롯해 군 복지시설(제일회관) 등 주요 군사시설이 있어 정상적인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동안 재개발 조합 측은 군 복지시설을 포함한 군사시설을 대체 시설로 지어 국가에 기부하고 기존 부지를 넘겨받는 이른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이미 철거된 관사와 간부숙소 부지를 직접 매입하고자 했다. '기부 대 양여'란 민간 사업자가 국방부 등 국가기관에 대체 시설을 지어 기부하고, 그 대가로 기존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러나 국방부가 관련 훈령을 근거로 민간사업자와의 기부 대 양여 방식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개발 사업은 오랜 기간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갈등의 실타래는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관계기관의 현장 개입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국민권익위는 지난 13일 주진우 청와대 공공갈등조정비서관 주재로 고양동 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국방부, 제1군단, 고양시, 그리고 재개발 조합 관계자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현안 회의를 개최해 극적인 합의 사항을 도출해 냈다.
이날 도출된 합의에 따르면, 국방부는 재개발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돕기 위해 정비구역 남측에 있는 군 복지시설(제일회관)을 제외하고, 앞서 2025년 11월 건물이 철거돼 현재 나대지 상태인 관사와 간부숙소 부지를 일반재산으로 전환해 조합 측에 우선 매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용역 결과에 따라 민간사업자 역시 '기부 대 양여' 사업의 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길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고양시 또한 발을 맞췄다. 시는 국방부와 조합 사이에 군사시설 매각 방안 등의 협의가 진행되면, 정비계획 변경을 비롯한 필수 인·허가 등의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약속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날 이끌어낸 합의 결과를 토대로 향후 세부적인 이행 방안을 조율, 오는 6월 중 관계기관이 모두 참여해 서명하는 최종 조정서를 마련하고 이번 집단민원을 완전히 해소할 계획이다.
정치권과 관계 당국도 이번 합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지역구 의원인 고양갑 김성회 국회의원은 "오랜 기간 조정되지 않던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 다행"이라며 "군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그 다음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조정 회의를 주재한 주진우 청와대 공공갈등조정비서관은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뎌온 주민들의 주거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전향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진홍 권익위 집단갈등조정국장 역시 "재개발구역 중앙에 위치한 군사시설 처분은 민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공공영역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해 사업 정상화의 물꼬를 트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향후 발전 인프라와 제도 보완 병행돼야
장기간 멈춰있던 재개발 사업의 정상화 소식에 고양동 일대 주민들은 깊은 안도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이번 조치를 계기로 지역 내 산적한 과제들 역시 명확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양동 주민 김나정씨는 "고양동은 문화재와 군사 규제가 겹쳐 장기간 체계적인 개발이 어려웠던 곳"이라며 "이번 합의로 주거 환경 개선의 물꼬를 터 다행이며, 향후 젊은 세대가 유입될 수 있는 생활형 인프라 확충이 함께 이뤄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고양동 주민자치회장 역시 이번 부지 매각 합의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장사시설 운영으로 주민들이 오랜 기간 불편을 감내해 온 만큼, 주변 지역을 위한 상생 협력 기금이 앞으로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운영되도록 지자체와 정부 차원의 철저한 행정적 지도·감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