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발견 효과 입증... 국립암센터 대장내시경 '권고'
[건강칼럼] 김동환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건강증진센터 과장
대장내시경 1차 검사 도입 타당성 입증
가족력 있거나 증상 있다면 즉시 검사
[고양신문] 최근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의 암 발생률을 보면 대장암은 여전히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이다. 2023년 발생한 우리나라 암 환자 총 28만8613명 중 대장암이 3만2610명으로 전체의 11.3%를 차지하며 국내 암 발생률 3위에 올랐고, 2024년 암 사망자 중에서도 10.9%를 차지했다.
이러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만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대변잠혈검사를 1차로 시행하고, 여기에서 양성이 나오면 추가로 대장내시경을 실시하는 2단계 체계로 운영해 오고 있다.
대변잠혈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2019년부터 2024년 3월까지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에 거주하는 만 50~74세 성인 2만6004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사로 도입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용종 발견율은 61.9%, 선종 발견율은 44.3%로 기존 기대치를 웃돌았고, 대장암 발견율 역시 0.56%(140건)로 기대치(0.5%)보다 높았다. 특히 암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은 ‘국한’ 단계에서 발견된 비율이 57.1%로 기존 통계치(39.8%)보다 월등히 높았던 반면, 원격 전이 단계에서 발견된 비율은 7.9%로 기존(15.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조기 발견의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률도 매우 낮아 국가 차원의 도입 타당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립암센터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분석해 개정된 대장암 검진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정 권고안에서는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선별검사가 대장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키는 이득이 크고 합병증 위험은 낮다고 평가하며, 분변 면역화학 검사와 나란히 대장내시경을 권고했다.
다만 이번 권고안은 평균 위험도를 가진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만약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해당 진단 나이보다 10년 앞서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 빈혈, 혈변,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지속되는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즉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술과 담배를 즐기고 비만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성인이라면 40~45세에 검진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로 건강한 80대라면 기저질환이나 기대수명, 본인의 선호도를 고려해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
첫 대장내시경에서 이상이 없어 10년 뒤 추적검사를 계획하려면 조건이 있다. 수검자가 장 정결제를 지침대로 잘 복용해 장 내부를 깨끗이 비워야 하고, 검사자가 대장 끝 맹장부터 전체를 충분히 관찰해 이상이 없음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통계적으로는 대장내시경 시작 연령이 낮고 주기가 짧을수록 건강수명 연장 효과가 높은 경향을 보이지만, 그만큼 검사 횟수가 늘어나 비용과 부작용 위험이 함께 커진다. 따라서 정확한 추적검사 주기와 기간은 첫 검사 후 숙련된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안전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